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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와정피디 Feb 21. 2018

우연이 우리에게 준 것들 Ⅰ

DAY 3 첫 번째 이야기




이 길에 끝은 있을까


드디어 셋째 날의 해가 밝았다. 오늘은 처음으로 수도 레이캬비크를 벗어나 동쪽으로 96km, 

헬라까지 향하는 대장정을 소화해야 한다. 우리가? 아니 우리 붕붕이가. 

출발 전, 주유소에 들러 붕붕이 아침을 든든하게 먹이고 본격적으로 1번 도로에 몸을 실었다. 

역시나 비는 우리의 친구. 곁을 떠나지 않고 오늘도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붕붕이도 있겠다, 숙소 체크인도 오후겠다. 

우리는 저 멀리 디르홀레이를 갔다 다시 헬라로 돌아오는 일정을 택했다. 효율적인 동선은 아니지만 우리가 보고 싶은 것들만 보는 제멋대로 이작가&정피디 투어. 이것이 바로 자유여행의 묘미 아닌가. 


만만치 않은 여정. 하지만 그 속에 숨은 묘미_출처 Mats Wibe Lund



처음 아이슬란드를 떠나기로 마음먹고 여행 책들을 뒤적거렸을 때, 이작가와 정피디의 눈을 사로잡은 한 컷은 넓게 펼쳐진 검은 모래 해변과 까마득한 절벽이 함께 있는 디르홀레이의 모습이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사진 한 컷에 매료되어 여행을 시작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문에 오늘 여행은 그 어떤 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다.


여행을 시작하게 하는 단 한 컷의 사진 _ 출처 Farmhouse



씽씽 달리며 동쪽으로 가던 것도 잠시, 이거 레알? 레이캬비크를 벗어나자마자 거짓말처럼 비가 잦아들었다. 

오늘도 둘러볼 곳이 많은 터라 날씨가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 이렇게 말끔히 해결해주시다니. 

비는 곧 그치고 이내 눈부실 정도로 강렬한 햇살이 도로를 내리쬐고 있었다. 출발할 때 걱정했던 게 억울할 정도로 날씨는 아름다웠다. 디르홀레이까지는 지금 속도라면 2시간 30분 정도 가야 한다. 


부지런히 달리자. 

가자, 붕붕아!



흔한 아이슬란드의 낮 풍경.jpg



비가 오지 않으니 운전하는 정피디도 한결 편안한 표정이다. 

전날, 온갖 비바람 속을 뚫으며 운전해야 했던 정피디는 하루 종일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다행이다. 오늘은 조금 즐기면서 갈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비바람 때문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창 밖 풍경들 

역시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 이것이 바로 링로드의 풍경이구나. 


이것이 그토록 사람들이 극찬하는 아이슬란드의 모습이구나! 아이슬란드에서는 어디든 카메라를 들이대도 

영화가 된다더니, 과장이 아니었다. 정말이지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는 하늘




<이작가와 정피디의 소소한 꿀 TIP> 


파킹 스팟? 포토 스팟!

장롱 면허 10년 차인 이작가 때문에 여행 내내 운전을 도맡아 한 정피디. 이작가는 항상 운전하느라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정피디에게 미안했다. 


하지만 너무 미안해하지는 마시라! 

아이슬란드 국도를 달리다 보면 종종 주차장을 뜻하는 'P'사인을 만날 수 있다. 관광지도 아닌 곳에 주차장이라니? 궁금함에 P사인이 안내하는 곳으로 주차를 했다. 


여러 대 주차할 수 있는 넓은 장소부터 갓길에 한 대 정도만 세울 수 있는 공간까지. 진짜 차를 주차할 수 있는 '파킹 스팟' 주차장이었다. 바로 이곳은 주요 관광지는 아니지만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포토존이나 피곤할 때 잠시 차를 세우고 풍경을 보며 쉬어갈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놓은 것. 이는 아마도 운전하는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조금이라도 놓칠까 만든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작은 배려는 아닐까?  




흔한 아이슬란드의 파노라마.m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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