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작가와정피디 Mar 26. 2018

우연이 우리에게 준 것들 Ⅴ

DAY 3 다섯 번째 이야기



이게 다 우리가 귀여운 탓이야!


드디어 집으로 간다! 진짜 집은 아니지만 진짜 집보다 반갑고 그립다. 숙소까지는 50분 정도. 

오늘의 일정도 훌륭히 소화했겠다, 평소보다 더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달렸다. 

유난히 더 아름다운 풍경 속, 두 사람의 눈이 한 곳에 고정됐다.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무언가를 구경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자꾸 이렇게 우연하게 발견하는 것들이 많다.

아마 오늘은 아이슬란드 우연의 날인 것 같다. 이 ‘우연’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인연’으로 다가올까. 

일단 차에서 내려 걸어 가보기로 했다.

 

암석인줄. 집 아닌줄.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는 것은 바로 집이었다. 멀리서 보이기에는 큰 돌벽만 보여 특이한 자연지형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돌벽에 붙어있는 전통가옥이다. 

돌의 모양을 최대한 해치지 않으면서 이끼로 지붕을 덮어 돌풍과 추위를 피할 수 있게 만든 구조였다. 

아이슬란드에 콘크리트가 들어오기 전까지 대부분의 집은 이처럼 돌이나 통나무로 골격을 만든 후 외관을 

이끼로 덮었다고 한다. 게다가 부랴부랴 핸드폰을 켜고 정보를 찾아보니 ‘요정의 집’이라 불리는 명소였다!

 

숲요정들이 한 돌 한 돌 쌓아올린 요정의 집



아이슬란드 요정이 자기 집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쉬워 우리를 이리로 불렀나 보다. 

요정의 흔적을 찾아 사진도 찍고 집 근처를 어슬렁거리다 진짜 숙소로 향했다. 

몸은 힘들지만 우연하게 마주치는 모든 것들 덕분에 하루가 풍성해진 기분이다. 


이건 분명히 우리가 너무 귀여운 탓이야! 





이작가 SAYs , 여기 양말 있어요!!


아이슬란드에는 참 양말이 많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길 이곳저곳에서 엄청난 양말을 만날 수 있다. 그렇다. 양말은 우리가 발에 신는 그 양말이 아니라 초원에서 뛰노는 ‘양’과 ‘말’이다. 

사람들로 가득한 레이캬비크를 지나 1번 국도를 달리다 보면 제일 먼저 양 옆으로 푸른 초원과 언덕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초원을 유유히 거니는 양들과 말들. 사람에 비해 4배 넘게 많다는 양과 말은 따로 울타리를 만들어 가둬 키우는 것이 아니라 방목 방식으로 풀어놓는다. 

신기하게 양말들은 도로를 함부로 침범하지도 않고 시간이 되면 줄지어 집으로 돌아간다. 

양말부터 고래, 빙하와 화산까지 아이슬란드에서는 정말 생경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그 변화도 정말 무쌍해서 분명히 조금 전까지는 푸른 초원이었는데 바로 앞은 검은 화산재가 덮인 땅이

나타나다가, 더 달리면 빙하 투성이 바닷가가 나타나기도 한다. 정말이지 질릴 틈이 없다. 

그래서 다음 날이 또 새롭고 두근거린다. 


옹기종기 넘나 귀여운. 양말이들





매거진의 이전글 우연이 우리에게 준 것들 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