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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와정피디 Apr 04. 2018

시간의 불시착_빙하를 보았다 Ⅰ

DAY 4 첫 번째 이야기

(*노래와 함께 읽으시면 재미가 두 배!)



좋다, 좋다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예요



https://youtu.be/SvHyoHdy9CI?t=1s

뚱기당기 여행을 떠납시다! /Kaleo - Automobile



어젯밤, 드디어 공항에서 사 온 와인을 개봉했다. 

서울에는 비정한 정서와 낭만이 가득한 포장마차, 그리고 한 잔의 쏘주가 있다면 

이곳 아이슬란드에는 반짝거리는 별들과 무드 가득한 , 그리고 와인이 있었으니! 

그토록 낭만을 외쳐댄 우리 두 사람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고심 고심하며 와인 한 병을 샀다. 

그리고 곁들일 치즈와 비스킷까지 득템!


이때까진 미처 알지 못했지...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을 간과했으니... 바로 이작가와 정피디, 우리 두 사람의 주량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새빨개지는 선천성 알코올 NO분해 능력자들이었다

공항에서부터 고이 모셔온 와인을 호기롭게 오픈했지만 우리는 결국 채 반 병도 비우지 못하고 얼굴이 벌게진 채 취해 잠들고야 말았다. 


그리고 오늘! 오늘은 바로 아이슬란드 여행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빙하 투어! 요쿨살롱을 가기로 한 날이다. 

우리의 여행을 시작하게 만들었던, 그리고 아이슬란드행 비행기 티켓을 끊게 만들었던 모든 이유는


바로 이 요쿨살롱의 빙하에서 시작되었다. 


살면서 꼭 한 번은 보고 싶었던 빙하. 오늘 바로 그 빙하를 볼 수 있는 날이다. 

푸짐하게 조식을 흡입한 후, 차곡차곡 오늘의 짐을 쌌다. 


첫 번째 접시, and so on



가면서 간단히 먹을 주전부리,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옷가지, 

그리고 인터넷에서 찾은 꿀팁. 빙하 얼음을 넣어 마실 미니 보드카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붕붕이에 올라탔다. 

여기 헬라에서 요쿨살롱 까지는 무려 280km. 약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대장정이다. 

서둘러 액셀을 밟았다. 




<이작가와 정피디의 소소한 꿀 TIP> 


# 흔하지만 흔하지 않은 아름다움 Ⅰ

우리가 아이슬란드에 도착했을 때는 6월,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아이슬란드의 6월은 제주의 봄이 노란빛으로 물드는 것처럼 온통 보랏빛으로 뒤덮인다. 바로 보라색 꽃 루핀(lupine)이 만개하는 시기이기 때문. 

콩과 식물인 루핀은 ‘루핀 콩’을 식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노란색, 분홍색, 하늘색 등 다양한 색을 가진 루핀을 만나볼 수 있지만 이곳 아이슬란드에서는 주로 보라색과 군청색 계열의 루핀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숨겨진 사실. 

관광객인 우리가 보기에는 아름다운 꽃이지만 사실 루핀은 미국에서 퍼진 외래종 잡초이다. 

여름만 되면 이 루핀이 여기저기 꽃을 피우며 다른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오히려 잡초제거를 하듯 루핀을 뽑는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사진으로 남길 만큼 예쁜 포토 스폿이지만 누구에게는 골칫거리. 아이슬란드에 살기 전에는 모르는 사실이겠지만 그런들 어떠하겠는가. 

이렇게 아름다운데. 

넓은 루핀 꽃밭을 보는 순간, 그 오묘한 아름다움에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게 될 것이다.



보라보라 보라돌이 루핀






열심히 달린 당신, 비크에서 휴식을!



첫날 액땜을 제대로 한 덕분인지 날씨도 넘나 평화로웠다. 이캬비크 공항에서 만났던 돌풍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의 화창한 날씨였다. 달릴 때마다 양옆으로 보이는 온갖 총천연색 풍경. 거기에 흥을 돋우는 BGM까지. 계속 운전을 도맡아 한 정피디가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가는 길이 지루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1시간 정도 달렸을까. 낮은 산을 통과하니 동화 같은 마을이 나타났다.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예쁜 마을, 비크(Vik)였다. 


사실 우리는 이곳 비크에 숙소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워낙 아이슬란드 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었기에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방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포기했건만 이렇게 선물처럼 짠, 하고 

나타나 주다니!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욱 놀라고 값진 선물이었다


사진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름다움



아이슬란드를 둘러싼 1번 도로를 달리면 웬만한 여행지는 다 만나볼 수 있다더니 틀린 말은 아닌가 보다. 휴게소에 차를 잠시 세우고 살짝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마을을 통과하는 작은 개울과 뒤편에 자리한 언덕. 비크는 동화책에서 그리는 마을을 그대로 옮긴 것 같은 모습이었다. 아기자기한 풍경에 오밀조밀한 집들도, 노란 표지판 너머로 펼쳐진 루핀 꽃밭들도 사랑에 빠지기에 충분했다. 

마침 날씨도 화창해 집들 너머로 어제 갔던 디르홀레이와 ‘트롤의 손가락’ 바위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조금 더 비싸도 여기에서 묵을 걸. 다음에 올 때는 꼭 비크에서 하루를 보내리라 다짐하고 다시 요쿨살롱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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