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Theory of Everything(사랑에 대한 모든 것)
'스쳐도 각인될 인연'
당신과 내가 시간차를 두고 온 그곳엔 늘 사람이 북적인다. 우리는 안면이 없고 웃고 떠드는 동행이 다르고, 머물 시간조차 다르다. 마주칠 이유 없지만 마주치지 않을 이유 역시 없다. 무작위적으로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게 되었다. 서로를 위해서도 아니고 운이 좋아서도 아닌 일상의 건조한 반복이었다.
한 번의 우연으로 나의 시야에 당신이 스치고, 당신의 화각에 내가 들어온다. 다시 눈이 마주친다면 그건 우연이 아니다. 어느 자리 어떤 각도에서도 다시 한번 난 당신을 볼 거고 당신 또한 나를 넌지시 바라보겠지. 우린 첫눈에 반한 적 없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모자라다. 당신의 존재를 알아보았을 뿐이다. 우리가 서로의 인생에 간섭하게 될 거란 걸. 이 시선에 감정이 담기고 감정의 역사가 생기고 서로의 존재가 재정의 될 거라는 걸.
호기심, 조심스러움, 웃음, 멋쩍은 웃음, 당황의 웃음, 설렘, 끌림, 끝나지 않은 단답형의 대화, 다시 웃음
비일상적인 이 시공간이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다시 그 순간이 재연되지 않을까 봐. 기억 속 우연의 흔적이 될까 봐
다른 어느 날 다른 곳에서 그저 당신이 다가와 그날처럼 연속된 그 시선과 웃음으로 나를 보며 말을 건다면 무리가 된다 해도 당신이 없던 일상은 집어던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우리는 만났다.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었고 당신 또한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았지만, 첫 순간부터 사랑이었다. 함께하는 시간과 추억이 쌓여 사랑이 된 게 아니었다. 답을 도출한 적 없었다. 어떤 변인이 끼어들어 시간이 뒤틀리고 공간이 무너지더라도 당신을 만난 그 날부터 이미 사랑이었다.
고통 앞에 희생과 인내, 참고 다시 참고 강해질 수밖에 없던 가혹한 시간 , 당신과 함께하는 대가로 주어지는 시련과 좌절. 사랑을 증명하는 시험이 아니었다. 객기도 오기도 순응도 아니었다. 당신을 사랑한 게 다였다. 사랑하는 방식일 뿐이었다.
그래서 당신은 이제 이 사랑을 떠나도 괜찮다고 말했다. 의무와 일상으로 견디지 말라고 사랑이라는 답을 강박적으로 도출하지 말라고. 사랑에 나를 끼어맞추지 말라고. 이젠 정말 다 괜찮다고 울면서 말했다.
I have loved you. I did my best
당신을 사랑했어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어요.
제인은 누구보다 순수하게 사랑의 마음에 충실해서 있는 그대로 사랑했던 사람, 만나야 하는 인연은 신기하게도 항상 서로를 알아본다. 그 사랑 덕에 제인도 스티븐도 아주 멋진 인생을 살아낼 수 있었다. 서로가 없었을 삶을 상상할 수 없는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