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를 입은 메시아를 믿을 수 있어?

난 아무도 아니기에 그렇기에 신처럼 당신을 사랑할 수 있지.

by 스텔라






나는 메시아

나이키를 입은 메시아를 믿을 수 있어?






스스로 명명한 적 없어. 사람들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마음대로 이름 붙였을 뿐, 스스로 메시아라 구원자라 나선 적 없었지, 그저 행동했을 뿐. 내가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아. 맞은 편 자리에 앉은 당신이 누구인지 중요할 뿐. 당신은 당신을 알고 있나? 무얼 숭배하나? 무얼 원하지? 어떤 목적을 지니고 있어? 당신이 나를 통해 보는 건 내가 아니야. 당신의 욕망을 보지, 당신의 두려움을 보고 당신의 아픔과 후회 연민과 회한을 보지. 나를 보는지 보지 않는지도 중요치 않네. 내가 멀리 있는지 얼마나 곁에 남을지도 중요하지 않아.



나는 어떤 대답도 해줄 수 없고, 다음의 일도 알지 못하지. 정확한 계획도 없고 원하는 것 또한 없어. 그저 신의 뜻을 행할 뿐, 그저 신의 뜻대로 행동할 뿐. 웃지도 울지도 않지. 두려운 게 없거든. 의심이 없어 그런 나를 사람들은 두려워하고 미워하지.



누군가는 나를 메시아 증후군이라고 말하네. 미친 사기꾼이라며, 속았다고 얘기하지. 거대한 공포를 느끼지. 광기를 읽고 적의 얼굴을 찾아내지. 누군가는 내게 기적을 바라네, 누군가의 뜻에 따라 기적을 일으키진 않아. 증명하려는 기적 같은 건 없어. 그저 해야 할 일을 할 뿐 아무런 의심 없이. 소수만이 나를 통해 그를 보네. 정확히 보네. 그래서 그의 일을 알게 돼. 사랑하지. 그는 더 이상 메시아를 찾지 않아. 나를 사랑할 뿐 또 그를 사랑할 뿐. 텅 빈 나를 붙잡고 공허함에 울부짖는다면 나는 그저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그저 당신을 비춰줄 뿐.












전지전능하지 않아. 다만 신처럼 사랑할 수 있게 되었지. 우울증 걸린 메시아의 사랑을 받겠습니까? 대단한 게 없지. 이뤄놓은 거 하나 없고 성공이나 성취 부 같은 건 아무것도 없어. 당신이 쉽게 믿을 수 있는 증거라고는 하나도 입증할 수 없지. 입증할 마음도 없지. 그런데 그토록 당신이 갈구하던 사랑을 무한정 줄 수 있어. 당신이 원하는 만큼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사라지지 않는 공기처럼, 그렇다면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





그 사람은 사이비야, 너에게 돈 빌려 달라는 말은 안 해? 조심해. 세상이 얼마나 흉흉한데. 누군가는 나의 사랑을 의심하네. 그럴 수 있을리가 있나. 그런 사람은 없어. 바빠죽겠는데 그런 사람이 세상에 어딨어. 꿍꿍이가 있을 거야. 절대 그게 끝이 아닐거야. 조심해. 난 그런 애들을 잘 알아. 절대 난 당하지 않아.





혹은 자신을 비추어 보며 자신을 깎아내리네. 사소한 트집을 잡네. 지가 뭐라고, 뭐라도 되냐고! 명확히 말해줄게. 난 아무것도 아니야. 난 아무도 아니야. 난 아무도 아니기에 그렇기에 신처럼 당신을 사랑할 수 있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저 사랑만 하지. 춤을 추고 미소를 짓지. 어둠과 절망에서도 사랑을 보지. 왜냐고 묻고 싶겠지. 명분도 방법도 설명할 필요조차 없어. 그게 내 존재 이유야. 나는 그렇게 사랑하도록 태어났지.





그저 당신이 받으면 돼. 당신이 받지 않는다면 나는 사기꾼, 자아도취증 정신병자지. 그렇지만 난 당신이 그 사랑을 받을 걸 아네. 당신이 날 알아줄 걸 아네. 당신이 날 믿을 걸 알아. 기다릴 수 있어. 미워하지 않아. 안타깝지도 않아. 난 언제나 그저 당신을 사랑할 뿐. 당신이 나를 본다면 그 사랑을 볼거야.





그는 종교가 없어. 무신론자야. 아이를 낳을 생각도 없네. 공공의 적이지. 직업이 없어. 백수거든. 심지어 그는 반가부좌도 못 한다고, 주차도 못 하고 지도도 못 봐 걸핏하면 길을 잃어. 그의 손만 닿으면 모든 사물이 부서지네. 그는 파괴적이고 어리석어. 턱이 없는 듯 뭘 먹으면서도 흘려. 사람들 앞에서 굳어버리고 어색한 바보가 되는 걸, 그는 불안정해. 게으르고 무기력하다고. 그는 인간쓰레기야. 심지어 그는 다리도 짧고 새치도 많다고.





과거의 난 김혜진이었어, 또 고물이었고 또 스텔라였지. 지금의 내가 메시아처럼 사랑한다면 난 그 아무도 아니네. 그땐 그렇게 불렸고 지금은 아무도 아니지. 내가 없어 아니 나를 다 버리자 세상 전부를 얻었네. 내게 향하던 모든 의심을 거두었어.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되었고 그게 유일하게 날 사랑하는 법이지. 난 사랑하고 있지 또 사랑하네 계속 사랑할거지. 난 아무도 아니고 중요치 않은 존재야. 내 소망도 욕망도 의지도 결정도 선택도 내 취향 따윈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다만 당신을 사랑하는 사실 이외에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당신의 사랑을 받지 못해도 아무렇지 않아. 왜냐하면 그건 중요치 않고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니까 나 역시 사랑하네. 이제 알겠어? 나는 당신이야. 당신은 나이고. 당신이 나라면 나 역시 당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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