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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ul 04. 2021

출판사와 연락하는 방법②

2. 북 페어(Book Fair) 에 참가해 보자

저번 글과 같이, 아트디렉터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는 것은 가장 효율적이며 경제적이고 빠른 방법 중에 하나이다. 그 이외에도 해외 출판사들에게 자신의 홍보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여기서는 그 루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Bologna Children’s Book Fair 같은 박람회에서 그림 홍보하기 



매년 4월 즈음에 열리는 볼로나 북페어 (Bologna Children's Book Fair)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서, 출판사들은 1년 동안 출간한 자신들의 출판물들을 모두 준비하여 이 북페어에서 자신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세계 유수의 거의 모든 대형 출판사들은 이 북페어에 참가하기 위해 일찍 예약을 해놓고, 매년마다 카탈로그를 만들어서 이 박람회에서 해외 판권을 팔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하고, 출판 사끼 리의 정보를 광범위하게 공유한다. 볼로냐에서는 매년 “International award for illustration” 같은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을 열며, “BolognaRagazzi Award” 같이 출간된 그림책들을 심사하여 작품성이 뛰어난 책들에게 상을 주고 있다. 



이런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볼로냐 북페어의 꽃은 “Illustrator’s Wall”이다. 이곳은 일러스트레이션 시장에 뛰어들고자 하는 아마추어 작가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며, 신인 작가들을 찾고자 하는 출판계 아트 디렉터들이나 에이전시들이 자주 들르는 곳이다. 나 또한 이 Illustrator’s Wall에 붙여놓은 포스터와 명함 덕분에 첫 그림책을 낼 수 있었으니까!



볼로냐 북페어는 대략 4일간 진행되는데, 이미 1일 차 아침부터 볼로냐 행사장 입구에는 이 벽에 그림을 붙이기 위해 모여든 작가들로 빼곡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2일 차가 되면 이 벽은 온갖 포스터와 명함을 가득 차서 더 이상 붙일 공간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벽들은 행사장에서 들어오는 관람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복도 측에 마련되어 있는데, 그렇기에 가장 잘 보이는 벽면은 이미 먼저 들어온 작가들이 접수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보통 작가들은 최소한 A4에서 A3 사이즈의 큰 포스터들과 명함, 팸플릿들을 갖고 와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홍보한다. 




이 엄청난 포스터들 속에서 어떻게 하면 나를 돋보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과연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 이 방법은 얼마나 부지런히 일찍 와서 자신을 홍보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나는 것 같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자신의 작품이 돋보이거나 충분히 크지 않으면 아예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질 않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로 다양한 곳들에서 작업 메일이 오고, 특히 전혀 예상치 못한 여러 에이전시들에게 연락이 온 걸 봐서는 분명히 노력의 성과가 있는 것 같다. 



박람회 첫날은 정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Illustrator’s Wall에 내 명함이 떨어지지 않도록 수시로 채워주고, 큰 출판사들의 Portfolio Review(나의 그림책이나 포트폴리오를 편집자에게 평가받는 것) 이벤트들에 참여해서 여러 자문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자신의 원하는 출판사 부스에 가서 카탈로그를 받아오고… 이렇게 무려 1000개가 넘는 부스들 중에 내가 원하는 곳이 어디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북페어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정보들을 수집해서 리스트화 해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전시장에는 밥을 먹을 곳이 정말 부족해서 점심은 짬짬이 싸온 빵이나 음료수로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아, 이미 박람회 3일째가 되면 살이 쭉쭉 빠진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하더라도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아 너무나 허탈할 수가 있다. 사실, 예외를 빼고는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다. 출판사는 많지만 프로젝트는 제한적이고,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세상에 너무나 많으니까…. 하지만 연락이 당장 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년이나 일 년 후에 프로젝트 제안이 든끔없이 들어오기도 하니 너무 섣부르게 스스로를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리고 힘든 박람회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자. Bologna가 얼마나 아름다운 도시인지…. 이곳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럽에서 최초로 지어진 가장 오래된 대학이 있는 유서 깊은 중세도시이다. 위에는 베네치아, 아래에는 피렌체, 이외에도 피사, 시에나, 베로나 등 소설에서 한 번쯤은 들었을 아름다운 중세 소도시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 남은 일정은 이런 유서 깊은 도시를 여행하면서 여정을 마무리하는 것은 어떨까. 유럽으로 오는 길은 많은 시간과 돈이 드는 너무나 귀중한 기회이니만큼,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보며 시야를 넓이고 온다고 생각하면 당장 눈에 보이는 수확이 없더라도 그리 아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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