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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lla Jun 01. 2024

미국 그림책의 종류

그림책, 청소년 책, 그리고 Young adult 책

그림작가로 일하면 일상이 두 가지로 나뉜다. 너무 바빠서 두세 달 동안 주말에도 일하는 기간, 혹은 다음 피드백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기간... 최근은 후자에 속해서, 두 프로젝트의 피드백을 기다리면서 꽤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


피드백을 기다리는 동안...


그럼 그 기간 동안에는 뭘 할까? 보통은 내 창작책 작업을 한다. 캐릭터를 다시 손본다거나 스토리보드를 다시 그린다거나... 아니면 평소 내가 보고 싶었던 책이나 영화를 하염없이 보면서 정보를 Input을 하거나, 그리고 싶었던 개인작을 그린다.


그렇게 에이전트와 이번달 프로모 Promo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프로모란, 에이전시에서 매달, 혹은 매 분기마다 다양한 주제를 작가에게 던져주고 여러 습작을 만들도록 권하는 일종의 이벤트이다! 소설이나 청소년 문학 표지를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여러 표지들을 시범 삼아 그렸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해외 출판사의 아동, 청소년 서적의 종류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림책과 중고등학생 책 (Middle grade), 그리고 청소년/성인 책(Young adult) 이 어떻게 다른지, 에이전트 알라이자 (Aliza)의 설명들을 여기에 짧게 정리해 보고 싶다.


Simon & Schuster 출판사의 메인화면. 연령별로 나뉘어 있다.
그림책과 초등학교 문학책(MD), 청소년/성인 책(YA)의 차이!


해외에서 그림책은 Picture book,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보는 책은 Middle grade (줄여서 MD), 청소년이나 성인이 보는 책을 Young adult 책 (줄여서 YA)이라고 구분한다.


그림책과 MD, YA의 다른 점은 연령대이다! 그림책은 주로 4-8살 사이, Middle Grade는 8-12살 사이 (초등학교-중학교), 그리고 Young adult는 12살 이상의 청소년이나 성인이 본다. 그림책은 책의 특성상 모두 풀 컬러로 제작되고, MD 책들은 표지만 컬러고 내지는 b/w, 즉 흑백인 경우가 많다.


아직 그림을 좋아하는 초등학생이 많이 보기 때문에 MD 책들은 안에 흑백 그림들이 제법 들어가 있다. 아니면 2도 색상으로 찍거나, 아주 드물게 풀컬러로도 제작된다. YA는 보통 표지만 풀컬러이고, 아주 가끔 Spot illustrations (아주 작은 소삽화)로  챕터의 첫 페이지마다 흑백 일러스트가 추가된다. 마치 해리포터처럼 말이다!


MG는 그 나이대에 경험하는 다양한 일화들을 주제로 한다. 어릴 적 첫 풋사랑이라거나, 자기 정체성에 대한 탐구, 모험이나 또래 아이들과 친구를 사귀는 것들 등등... 이에 비해 좀 더 어른을 타깃으로 한 YA 책들은 로맨스라거나 성적지향, 정치적인 문제 등 성인이 더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다룬다. 


MG와 YA 모두 각자 다양한 장르를 갖고 있다! 역사적인 인물이나 배경이 나오면 역사물이 되고, 이야기가 흥미롭고 수상한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면 미스터리물이 된다. 판타지나 Si-fi (사이언스 픽션) 같은 장르 모두 MG 나 YA의 소재가 될 수 있다!


Maya 시리즈 (Rena Barron 지음)
Witchlings 시리즈 (Claribel A.Ortega 지음)
Ghost Squad (Claribel A.Ortega 지음)


청소년 소설들은 캐릭터에 좀 더 집중!


그럼 세부적으로 보면 어떨까? MG는 좀 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에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고, 한 인물보다는 좀 더 다양한 인물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또래의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학교에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인간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과 주변 조연급 캐릭터들이 설득력 있게 잘 묘사되어야 한다. 아래의 책들은 이런 청소년 문학책, Middle grade 책들의 추천작들이다!


The Area 51 시리즈. (그림/ Lavanya Naidu)
The Marya Khan 시리즈 (그림/ Ani Bushry)
좌/ 페리스 Ferris (그림/ Ryan Middaugh) 우/ Island of the Vanished (그림/ Abraham Matias)


그에 반해, 좀 더 점잖은 청소년/성인용 소설 표지


반면 Young adult, 줄여서 YA 종류의 책표지는 이야기의 분위기나 해당 세계관을 더 많이 반영한다. 앞서 본 Middle grade 소설들의 표지는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전면에 등장하는데 반해, YA 책들은 청소년 소설보다는 캐릭터에 덜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아래에 있는 책들의 표지만 보면 그냥 성인용 책으로 보인다!


사실 중학교 고학년에서 고등학교 정도만 되어도 자기만의 세계관과 가치관이 확립이 되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준 어른으로(Young adult) 취급을 한다. 그 나이대의 아이들도 더 이상 유치해 보이는 책표지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래서 밖에서 부담 없이 펼칠 수 있도록 점잖고 묵직한 일러스트들이 많다. 표지 디자인을 할 때도 아기자기함보다는 심미적인 미학을 더 고려한다.


좌/ Made Glorious(그림/ Deena So'Oteh) 우/ Moira's Pen (그림/ Deena So'Oteh)
Caroline O’Donoghue 의 All Our Hidden Gifts 시리즈 (그림/ Stefanie Caponi)
The Family Fortuna (그림/ Elena Masci)


왜 표지 그림을 다르게 만들까?


출판사들은 대상의 연령에 따라, 장르에 따라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표지를 만든다. 그 이유는 연령에 따라 책을 집어 들게 만드는 표지의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영유아 보드북 같은 경우는 이제 막 눈을 떴거나 걷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본다. 그래서 매우 단순한 형태에 원색적인 색을 넣어서 아이들이 쉽게 형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림책은 장르에 따라서 표지가 다양하다! 픽션 그림책들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자유롭게 그리지만, 논픽션 그림책이나 학습용 그림책은 정보전달에 집중하기 때문에 사실에 바탕을 둔 정확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서 표지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장르에 따라 표지 그림이 다르기도 하다. 사람 수만큼 많은 취향이 존재하는 만큼, 장르도 다양하다! 미스터리, 추리, 판타지, 로맨스, LGBT 퀴어 장르물, 사이언스 픽션...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만한 흥미로운 표지라면, 설령 구매하진 않더라도 독자들은 궁금해서 책을 들춰볼 것이다.


특히 글이 많은 Young adult 문학일수록 책의 내용을 유추해 볼 단서가 표지밖에 없기 때문에, 아트 디렉터는 표지와 타이틀에 훨씬 많은 공을 들인다는 점,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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