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ing holiday AtoZ in NZ

An ordinary person : 난 내가 되고 싶다.

by 박진명


햇살이면 햇살, 비라면 비, 모든 날씨를 느낄 수 있는, 창문 많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여덟시 쯤 일어나 아침식사를 한 후 커피 한잔을 들고 괜히 애들 하는 일에 참견을 하기도, 프랑스어 자막을 입힌 미국 드라마를 보기도, 전날 야구 하이라이트를 시청하기도, 유투브 비디오 클립을 무한 재생 하기도 하며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낸다. 하루가 바삐 흘러가는 평범하지만, 지루하지 않은 나날들.



지난 주 내내 단체 채팅방에서 벚꽃얘기, SNS에서는 벚꽃 피드, 음원 사이트엔 봄내음 물씬나는 노래가, 영상 통화 화면 속 보이는 엄마는 겨울 내 입던 조끼를 벗었다.


지구 반대편 이곳은 지난 한 주 반짝 하늘이 가을빛을 돌더니 바로 겨울이 오려나 보다. 비바람이 시작이다.



사실 때때로 느끼는 다른 세계에 있다는 이 기분은 나쁘지가 않다. 나는 항상 특별하고 싶었으니까, 내 여행은, 내 글은, 내 인생은 다른 사람 보다 무언가 더 있어보이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친구들의 대화 속에서 멀어지는게 외롭지가 않다. 사회적 지위가 주어지는 이름의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친구들과는 다른 범주에서 벗어난 위치에 있는 것이 결코 불안하지만은 않았다. 난 그렇게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일상으로부터 어디론가 도망치고 싶었다. 한국에서의 나는 정말 한심하게도 하루하루를 의미없이 생각하며 보냈다. 떠나기만 하면 이렇게 따분하진 않을거야 란 생각이 이 곳까지 오게 만들었다. 이제는 그 특별함이 왜 막연한 동경일 뿐이었는지, 그토록 갈망하던 외국 생활을 하며 깨달았다.

오클랜드에 도착해 일을 시작하고 이 곳이 또 나에게 일상이 되어버리자 나는 또 지루해졌다. 또 반복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외국'이라는 설렘에서 다시 벗어나고 싶은 곳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SNS에, 친구들과의 대화에 집착하게 되었다. 나와 다른 환경은 나를 특별하게 해주니까.



어느 날 문득 이렇게 또다시 이런 한심한 날 발견했다. 난 여기까지 와서 이러고 있네. 아빠가 늘 하시던 말처럼 집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지. 망치로 뒷통수 맞은 듯 얼얼했다. 습관을 고쳐나가기 시작했다. 아침을 여유있게 보내고 싶어서 오후에 시작하는 일을 다시 찾았고,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e-book을 보기 시작했다. 사귀면 헤어지는 외국인들과의 관계에 질려있던 워홀 7개월차의 매너리즘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외국인들만 있는 쉐어하우스로 집을 옮겼다.



그리고 안정을 찾았다. 반복되지만 평화로운 날들이다.


'엄만 특별한 계획없이 별로 특별한 사람 되고 싶지도 않게 피곤하지 않게 잘 지내고 있어.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참 피곤하고 의미없다는 걸 나이 먹으며 깨달은 것 중의 하나야. 너는 젊으니 늘 특별하고 싶을까?'


2월에 만난 동생이 전해준 엄마의 편지 속에 있는 말처럼 특별하려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게 주어진 상황에서 충분히 즐기며 남은 워홀을 그렇게 특별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게, 그냥 난 내가 되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