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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명 Jan 17. 2023

에디션 줄리 졸리아트의 2023 플래너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꼭 하는 나만의 전통이 있다. 다음 년도 다이어리 고르기. 다이어리를 찾는 여정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과장을 조금 보태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20대에는 고흐나 헤밍웨이 같은 예술가를 좇아 주저없이 몰스킨을 선택했지만, 30대에 들어서니 누가 되기 보다는 그냥 내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고 플래너 역시 내 취향에 꼭 맞는 걸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작년 이맘때 쯤 ‘에르데(Erde)’라는 편집숍 팝업 스토어에서 ‘에디션 줄리 졸리아트(Edition Julie Joliat)’의 다이어리를 발견했다.


© 에르데


‘지속 가능성’ ‘친환경’ 같은 단어에 막 꽂혀 있을 때였다. 다이어리를 한참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에르데 운영자 홍은표 씨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독일 베를린에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재생 용지로 만든 다이어리예요. 위클리 페이지에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실천 방법이 귀엽게 메모되어 있어요” 아, 그는 나의 마음을 읽은 것인가.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꿰뚫은 그의 말에 지갑은 순식간에 열렸다. 화이트 색상의 플래너를 구입하고 ‘Take me to the lakes’라고 프린팅된 에코백도 함께 받았다. 이 플래너는 에디션 줄리 졸리아트가 베를린의 여행 전문 출판사 ‘젠틀 템퍼(The gentle temper)’와 협업해 만든 스페셜 에디션이다. 플래너 뒷편에는 젠틀 템퍼에서 발행하는 여행 가이드 <Take me to the lakes>에 담긴 독일에서 꼭 가봐야 할 호수에 대한 여행 정보와 팁이 적혀 있다. 정말 독일의 어느 호수에 데려다 줄 것만 같은 플래너와 에코백은 나와 지난 1년을 함께했다.


올해도 에르데는 에디션 줄리 졸리아트의 2023년 플래너를 선보였다. 그러므로 나의 다이어리 찾기 여정은 올해도 쉽게 끝날 듯하다. 이 플래너는 100퍼센트 재활용 종이로 만들어졌으며 친환경 잉크(미네랄 오일 프리)를 사용했다. 이번 플래너 제작에 배출된 4톤의 이산화탄소는 스위스 환경 및 사회단체 마이클리메이트(myclimate)의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 후원하는 것으로 상쇄했다고 한다(기후 중립 인쇄물 인증서). 2023 플래너의 이름인 세레니티(Serenity)에서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통해 모두가 평온해지길 바라는 디자이너의 마음이 엿보인다.


* 이 글은 지속 가능한 여행 뉴스 레터 <피치 바이 레터>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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