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 2 - 찜질
겨울철이 되면 더욱 생각나는 곳이 있어요. 찜질방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찜질방을 다녔어요. 목욕탕과 찜질을 사랑하는 엄마와 가족들 덕분에 제가 사는 지역의 목욕탕이란 목욕탕과 찜질방은 다 다녀본 것 같아요. 찜질 조기교육으로 저는 커서도 찜질방을 찾아다니는 찜질방 러버가 되었습니다.
제 첫 찜질방은 기억이 나진 않아요. 아마 기억을 할 수 있기 전부터 다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어릴 땐 찜질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어요. 목욕탕에 딸려있는 찜질방은 습기로 가득 차서 10초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답답했거든요. 근데 가끔 가는 참숯가마 찜질방은 좋아했습니다. 왠지 특별한 곳에 온 것 같고 도시와 동 떨어진 숲 속에 있는 그 공간이 여행온 기분을 느끼게 해 줬거든요. 거기에 맛있는 음식은 덤!(찜질방 음식 이야기는 다음에~ 투비컨티뉴!)
어릴 적 경험들이 쌓여 성인이 된 이후론 제가 직접 찾아다녔어요. 차가 없어 멀리 나가지 못했던 20대 초반엔 도심에 있는 도심형 찜질방에 다녔습니다. 친구들과 특별한 놀이코스로, 남자친구와 좀 더 친밀해질 수 있는 데이트 코스로 말이죠.
도심형 찜질방은 대부분 신식이라 깔끔하고 다양한 방들이 많아서 좋습니다. 소금방, 편백숲방, 참숯방, 자수정방, 그리고 숨을 빵 뚫어주는 아이스방까지. 한 곳 한 곳 들락날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보낼 수 있어요. 그리고 노래방이나 오락실이 딸려 있는 곳도 많아 다양한 유흥도 즐길 수 있어 주말 하루를 통으로 비워놓고 가야 합니다.
부산엔 도심형 찜질방의 끝장판! 스파랜드가 있어요. 외국인들도 관광으로 많이 가는 아주 핫한 찜질방입니다. 여기엔 무려 13개 테마의 사우나 공간이 있어요. 전부 다른 테마라 구경만 해도 재미가 쏠쏠합니다. 세계 각국의 다양한 사우나 찜질방들을 모아놨어요. 핀란드, 터키, 발리, 이집트등 다양한 공간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찜질을 즐길 수 있어 재밌습니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아 힘들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찜질방은 보통 도심 외곽에 있는 참숯가마찜질방이에요. 큰 가마에 참나무를 가득 넣고 태워 참숯을 만들면서 그 열기로 찜질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곳들은 찜질테마방의 종류가 매우 적지만 보통 온도로 방들이 나눠져 있어요. 초고온방, 고온방, 중 온방, 저온방. 가마와 가까울수록 뜨겁고 멀수록 온도가 내려갑니다. 아직 전 초고온방이나 고온방은 힘들어서 못 들어가 봤어요. 들어가도 1초 만에 뛰어나옵니다. 고온방들은 맨발로 들어가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서 꼭 찜질방 측에서 준비해 주는 나무신을 신고 들어가야 해요. 이 재미도 쏠쏠합니다. 평소에 신어보지 못하는 나막신 같은 나무신을 신고 다그닥 다그닥 걸어 다니면 그 소리가 꼭 말발굽 소리 같아 내가 말이 된 것 같아요.
모든 참숯가마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여자방, 남자방으로 나뉘어서 옷을 가볍게 입을 수 있게 해 놓은 곳들이 있어요. 안 입어도 됩니다. 저는 이런 곳들을 특히 좋아합니다. 참숯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를 온전히 받고 땀을 쫘악 뺄 수 있어서 더 개운하고 기분이 좋아요. 왠지 에너지를 다 받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참숯찜질방은 외곽에 있다 보니 보통 자연과 가까운 곳에 있어요. 그래서 그 공간에 가는 것만으로도 힐링되고 숨통이 트입니다. 평일 내내 일하랴 운전하랴 여기저기 치이다가 탁 트이고 풀내음 가득한 공간으로 들어가면 몸이 가벼워지면서 상쾌해져요.
최근에 하게 된 찜질은 건식찜질이에요. 동네에 프라이빗 찜질방이 생겼는데 예약하고 가면 그 시간엔 적은 인원만 즐길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서 편하게 쉬다 올 수 있어요. 반신욕으로 몸을 달궈주고 편백찜질방에 들어가서 땀을 쫙 빼고 나면 하루의 피로가 쏵 풀려요. 멀리 가지 않아도 되고 집 근처에서 바로 즐길 수 있어 너무 편해 자주 가고 있어요.
저는 여름에도 꾸준히 찜질을 즐기고 있지만 역시 겨울이 찜질의 계절인 것 같아요. 여기저기 눈 오는 월요일, 물론 제가 사는 남쪽나라엔 안 오지만 날씨는 꼭 눈 올 것 같아요~, 찜질이 더욱 생각나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