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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라일락 Feb 22. 2022

코로나19로 확진자의 하루

동거가족에게 피해를 안 주기 위한 방법 

  2월 19일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 보건소 재택팀에서 전화가 왔다. 외출은 격리 해제까지 절대 못하고 밀첩 접족자인 아빠의 인적사항을 물었다. 아빠는 다행히도 음성이었다. 늦은 밤쯤 문자가 왔는데 너무 기쁘다고 한다. 3차까지 접종한 사람의 경우 외출이 가능하다. 나도 속으로 예쓰를 외쳤다. 둘 다 양성이면 무조건 배달 혹은 택배를 시켜야 하는데 아빠가 있어서 잠깐 가게를 다녀온다던가 생필품을 부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심 또 조심하며 소독약과 손세정제를 수시로 했다. 

비닐장갑을 끼고 생활수칙을 지키며 보낸 하루

  안방 화장실, 일반 화장실 화장실이 두 개라 격리 해제 전까지는 서로 화장실을 따로 쓰기로 했다. 아빠가 음성이라고는 하지만 기쁨도 잠시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칠일 후에 피씨알을 했는데 양성이 나오면 조심스럽게 지낸 것도 다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외출을 못한다는 것 빼고는 달라진 점이 없었다. 백수라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이제 슈퍼항체 보유자다 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내 하루는 이전과 변함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마시고, 브런치 글을 한편 쓰는 일, 강아지 밥을 주는 일이 오전 일과였다. 그런데 아침 루틴부터 막히는 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커피. 보통 카페에서 커피를 사 먹는 편이다. 하지만 매번 커피를 시키려고 하니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되고 그렇다고 매일 커피를 배달시킬 수도 없고. 쿠팡 프레시를 통해 일주일간 먹을 커피를 사 두었다. 쟁여두었다가 매일 먹으면 편하다. 


  부엌을 다닐 때나 거실문을 열 때는 비닐장갑을 착용했다. 생각이 안 나 손으로 여는 날에는 소독액을 뿌리고 닦아냈다. 내가 조심해야 가족들이 무사히 일주일을 지낼 수 있으니까. 나는 일주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격리 해제가 된다. 검사를 안 하는 이유는 양성 바이러스 찌꺼기들이 최대 3개월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어차피 검사를 해도 양성이 나온단다. 그래서 자동 격리 해제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아빠는 첫날 음성이었어도 일주일 후에 양성일 수 있기 때문에 6~7일 후에는 피씨알(PCR)을 다시 해야 된다는 말을 들었다. 

  한 가지 좋은 점이라고 꼽자면 어플을 통해서 비대면 진료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보건소에서 주는 근처 지정병원에서는 대게 타이레놀을 많이 처방해준다는 말을 들었다. 열심히 서치한 결과 닥터나우라는 어플을 알게 됐다. 거기서 비대면 진료를 볼 수 있는데 조금 먼 병원이어도 상관은 없었다. 코로나19 확진자(날짜 기입)를 하고, 증상을 적으면 120분 이내로 병원에서 전화가 온다. 내 증상은 아침저녁 정도가 되면 목이 칼칼해진다는 건데 해당 내용을 적고 두 시간 정도 기다리니 의사 선생님께 전화가 온다. 

가까운 거리의 병원도 물론 선택할 수 있지만 일찍 접수를 해야 한다. 재택 셀프 치료 환자들이 많이 접수하기 때문에 금방 접수 마감이 된다. 코로나 확진자라 진료비와 약재비는 0원으로 청구된다. 그럼 약은 어떻게 수령받을까?

  주소를 등록해두면 택배나 퀵이 가능한지 여부가 뜬다. 이 절차가 불편하다면 인근 약국 선택하기를 해서 근처에서 약 짓기가 가능하다. 그럼 동거인 또는 지인에게 부탁해 약을 대신 부탁해 받을 수 있다. 나는 퀵으로 받기를 선택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처방전이 팩스로 약국에 안 넘어갔다고 해서 3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것, 환자들이 많은 탓인지 어플 고객센터에 연락도 잘 되지 않았다. 하마터면 약을 못 받을뻔했다. 약이 3시간 넘게 안 오면 꼭 약국에 연락해보자. 퀵으로 받을 경우 약국은 자동적으로 어플과 연계된 지정 약국으로 간다. 약국 이름은 어플에 안 나오지만 전화를 걸면 약국명이 뜨기 때문에 알 수 있다. 

닥터나우어플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재택 셀프 치료를 하는 동안 이력서를 다듬고, 넷마블 게임도 몇 판 했다. 어제는 된장찌개, 미역초무침, 멸치볶음 등 국과 밑반찬을 만들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 시간은 요리를 하느라고 다 갔다. 근처에 사는 친구도 코로나 확진자인데 코로나19 서치를 하며 서로 괜찮냐는 안부를 주고받으며 때때로 시간을 보냈다. 유튜브에 코로나 브이로그를 검색하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보기도 했다. 

  확진자는 늘어나고, 아무렇지 않게 시간을 흘러가고 있다. 부정적인 마음보다는 편하게 쉰다 힐링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지내려고 한다. 하루하루 지내다 보니 격리 해제일이 다가오고 있다. 답답하지만 담담한 하루가 오늘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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