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죽음은 대부분 갑작스러웠다.
잠들어 조용히 떠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어느 날 문득 부고를 듣는 방식의 이별들.
그런데 몇 달 전, 고모가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이하셨다.
여섯 해 전 췌장암 판정을 받은 뒤
수십 번의 항암 치료를 견디셨지만
결국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병원에 누워 계신 채 삼주 만에 세상을 떠나셨다.
나는 처음으로,
천천히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서 지켜보는 시간을 경험했다.
그 시간이 얼마나 마음 아프고 고통스럽게 다가오는지, 그제야 알게 되었다.
임종에 대해 찾아보며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었다.
사람이 떠나는 마지막 순간,
말도 할 수 없고 몸도 움직일 수 없지만
청각은 가장 오래 남아 있는 감각이라는 것.
그래서 마지막 숨이 닿는 그 순간까지
“사랑해요, 혼자가 아니에요. 제가 여기 있어요.”
이 말을 들려주는 게 얼마나 큰 위로인지
처음으로 깊이 실감했다.
우리 모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게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요즘 ‘잘 죽는 것’이 무엇인지
조용히 생각해보게 된다.
물론, 잠든 듯 평온하게 떠나는 것이 가장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병마와 오래 싸우다 마지막을 맞이해야 한다면,
그 순간 내 곁에서
“사랑해.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내가 옆에 있어.”
라고 말해줄 사람이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축복이 있을까.
그 사람이 누구일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삶의 마지막에, 나를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래서 나는 소망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기를.
그리고 언젠가 내 마지막 순간에도
누군가의 그 말이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