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약 3주간 휴가를 다녀왔다. 한국에 다녀올 때면 시간이 두 배속으로 빨리 가는 것 같았는데 이번에 임신하면서 산부인과에서 진료도 보고 하니 시간이 세네 배속으로 간 것 같았다. 이제 좀 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려나 하던 찰나에 다시 돌아가야 할 날이 오고야 말았기에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아쉬움과 더불어, 임산부로서 노르웨이와 한국에서 임신 진료과정 중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한국에서는 1차 기형아 검사, 2차 기형아 검사 외에도 니프티 검사, 신경관결손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알려주는 편인데 노르웨이에서는 딱히 이상 소견 없으면 굳이 말을 꺼내지 않는다. 그래서 사실 니프티 검사 외에 다른 검사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한국에서 산부인과 의사와 첫 진료에서 노르웨이에서 이러한 초음파 검사를 했다는 것을 구두로 안내하자, 초음파로 한 5분? 짧게 보고 난 뒤, 얘기를 나누는 데 의사가 그럼 기형아 검사는 안 하실 건가요라고 물어봤다.
해당 질문에 머리가 좀 띵해졌다. 물론 두 국가에서 해당 검사는 선택 사항이고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노르웨이에서는 주치의로부터 니프티 검사 원한다면 사설로 가야 한다는 정보 외에는 산파 및 방사선사에게 이러한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없어, 해야 하는 건가 내가 좀 안일하게 생각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괜한 조바심이 들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만난 산부인과 의사의 태도가 너무 설렁설렁 이었고 노르웨이에서 초음파 두 번 볼 때 모두 정상 소견이라는 말을 들었기에 따로 진행 안 했었고 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자, 별다른 얘기를 하지도 않고 뭐 다시 돌아가기 전에 궁금하면 다시 한번 초음파 보러 오란 소리를 할 뿐 이후 정밀 초음파 검사에 대해서는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한국에서 마미톡이란 어플을 쓰는 것을 알게 되어 마미톡 어플 알림으로 21주부터 정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당 산부인과에 다시 전화를 걸어 초진 봤을 때 초음파로 봐주신 게 정밀 초음파인지 문의했고, 아닌 경우 정밀 초음파 검사를 받고 싶다고 했다.
전화를 받은 리셉션 분이 당시 예약 안내 안 해줬냐며 의아를 했고 이미 예약이 꽉 차있어서 예약하기란 너무 힘들었지만 다행히 그다음 날 자리가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애기가 엎드려있어서 정밀 검사를 하기가 어렵다는 소견이 나왔고 처음 만났던 의사 대신 다른 산부인과 의사와 면담을 요청했고 해당 의사에게 기형아 검사를 다시 문의했으나, 이미 주수가 꽤 돼서 현재 기형아 검사를 한다 해도 결과 정확도가 떨어지니 며칠 뒤 다시 정밀 초음파 하러 오면 그때 정밀로 봐주겠다고 했다.
다시 예약을 잡고 갔지만 애기가 똑같은 자세로 엎드려있어 의사가 좀 걷다 오라고 했다가 의사가 응급 수술을 들어감과 동시에 점심시간이 걸려 약 4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다시 의사를 만날 수가 있었는 데 다행히 아이가 바로 누워있어 정밀 검사와 함께 아이 얼굴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정상 소견으로 보인다는 의사의 말에 안도감이 들었고 아이를 믿기로 했다.
그리고 이 정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느낄 수 있던 다른 점은 한국에서 정밀 초음파 검사(2차 기형아 검사)는 21주가 되어야 보는 반면, 노르웨이에서는 마지막 초음파를 18주~20주 사이에 본다. 이때 장기 등을 확인하긴 하지만 한국처럼 눈, 코를 봐주진 않았던 것 같고 입만 확인해 줬던 것 같다. 이게 노르웨이에서는 출산 전까지 마지막 초음파이고 이후 출산 전까지 산파를 한 달에 한번 만나 배 둘레를 재는 등의 일이 전부이다.
아울러 한국에서는 마미톡이란 어플을 통해 초음파 영상을 동영상으로 받아볼 수 있고 정밀 초음파 검사를 마치고 자궁경부길이도 함께 확인해 줬는데 노르웨이에서는 이러한 어플이 따로 없고 초음파 영상을 핸드폰을 촬영할 수도 없다. 그리고 초음파 검사 하면서 자궁경부길이에 대한 검사 및 얘기를 나눠본 적이 없다.
노르웨이에서는 초음파를 너무 안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한국에서는 자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좀 혼란이 왔다.
그래도 이를 통해 가장 느낀 것이 한국에서는 걱정되거나 불안할 때 초음파를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노르웨이에서는 초음파 기계를 모든 의료 시설에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당일에 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주치의를 통해 예약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확인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다가왔다.
마지막으로 금전적인 비용에 대해 비교해 보자면, 노르웨이에서는 임신 관련한 진료는 무료이다. 다만 위에 언급했듯 초음파를 딱 두 번 보고 의사 및 산파와의 면담도 한 달에 한번 정도로, 내가 원할 때 가능한 것이 아니고 이외에 사설기관에서 니프티 검사, 초음파 검사 등은 다 자비로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공립 의료시설에서의 비용이 무료인 점이 메리트로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요즘 저출산으로 인해 진료비로 100만 원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한국에서 니프티 검사 등을 해당 지원금으로 비용 부담할 수 있단 점이 오히려 더 좋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