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4년 과정을 1년 만에 졸업한 학습 전략 : 울트라 러닝
여러분은 2번 읽은 책이 있는가? 나도 몇 권 없지만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처음 이 책을 읽은 목적은 내 학습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IT 엔지니어로 직무를 바꾼 시기, 일과 학습 강도는 매우 높았다. 매일 아침 7-8시에 출근해 저녁 8-9시에 퇴근한 뒤, 집에서 실무 전공 지식을 공부했다.
회사 기술 결정을 하는 일은 책임감이 컸다. 좋은 결정을 하려면 학습이 필수여서 퇴근 후 공부하는 일과를 1달 넘게 이어갔다. 결국 난 번아웃이 왔다. 새로운 학습법이 필요했고, 이 책의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과제를 끝마치고, 임원 대상 기술 세미나 발표도 할 수 있었으며, 상사와 동료에게 좋은 평가도 받았다. 이렇게 된 데는 이 책의 도움이 컸다.
두 번째 읽은 이유는 최근 시작한 수험생, 사회초년생 학습코칭을 더 잘하기 위해서다. 학생 상담을 하면, 문제의 핵심 원인은 메타인지 부족이라 생각된다. 이 책은 메타인지를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실제 질문을 보자. 보통 이런 질문을 한다.
이런 질문은 좋은 질문일까? 아니다!
이 질문은 목표 달성을 위한 도구나 목표 설정 자체를 묻는다. 남의 목표를 누가 무슨 자격으로 정하나? 목표도 정하지 못했는데 도구는 어떻게 추천하나?
도대체 학습자는 왜 이런 질문을 할까?
첫째, 본질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모른다"는 점이다.
결국 학습은 자신이 필요한 것을 모르고, 이를 알아내는 과정이다. 학습 시작 전 도구를 고를 때, 학습자가 자신 상태와 구체 목표를 아는 것은 학습 결과뿐 아니라 전체 과정에도 영향을 준다.
당연히 학습 컨설턴트 입장도 중요하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진솔한 답을 줄 수 없다. 학생 상태와 성향과 목표를 모르면서 인강 강사나 책을 정해줄 순 없다. 정해준다 해도 근거를 제시할 수 있나? 없다. 단언하건대, 그런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자기 경험만 말하거나 광고일 뿐이다. 논리 근거가 없다.
둘째, 불안 때문이다. "내가 듣는 인강 강사가 남에게도 좋은 평가받길!", "내 수능강사 말이 맞아 보여, 친구보다 내가 앞설 거야" 이런 생각 해본 적 있는가? 이는 학습자가 자기 기준이 모호해서 생긴 불안 때문이다. "남보다 좋은 수단이나 도구를 쓴다"는 사실을 공유해 안정감이나 우월감을 얻으려 하지만, 학습 성취엔 영향이 없다. 자기 기준을 생각하자.
이 책에서도 메타인지를 강조한다! 책은 이를 메타학습이라 부른다. 메타인지와 학습을 합친 말이다. 책으로 들어가보자!
이 책은 "강도 높은 학습 전략"을 소개한다. 학습을 꾸준히 유지하는 공부법도 있지만, 이 책은 "빠르게 전문 기술과 지식을 익히는" 전략을 다룬다. 작가는 이 전략을 9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이 학습이 필요한 상황을 우리 일상에서 찾으면 어떤 게 있을까? 중고생 시험, 수능 준비, 사회초년생 직무 적응, 해외 주재원의 외국어 학습처럼 짧은 기간에 높은 성과를 내야 할 때 이 방법이 유용하다.
작가는 이 전략으로 얻은 직접 경험과 다른 사람이 거둔 성과를 소개한다. MIT 4년 과정을 1년 만에 끝내고, 외국어를 3개월 만에 익히는 등 보통 오래 걸리는 일을 짧게 이뤄냈다. 또 1인 개발자의 창업 성공, 컴퓨터과학자의 퀴즈쇼 우승 등 다른 사람도 이 전략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한다.
울트라러닝은 9단계로 구성된다.
1단계 메타학습: 먼저 지도를 그려라
2단계 집중하기: 짧은 시간에 집중하라
3단계 직접하기: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
4단계 특화학습: 취약점을 공략하라
5단계 인출: 배운 걸 시험하라
6단계 피드백: 조언을 피하지 마라
7단계 유지: 새는 걸 막아라
8단계 직관: 깊이 파고들어라
9단계 실험: 안전지대를 벗어나라
9단계를 더 쉽게 이해하려면 수능 준비 사례를 보자. 많은 한국 학생이 겪는 수능 공부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겠다.
가상 학습자 : 2025년 1월, 수능 준비 중인 예비 고3 현재: 수학 3-4등급, 1회독 완료 목표: 수학 1등급
1단계 메타학습: 먼저 지도 그리기
Q. 선택과목은?
A. 미적분,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 중 미적분을 선택하기. 그 이유는 미분을 선택할 만큼, 내 계산이 빠르고 실수가 적어서다. 또 어려운 만큼 표준점수가 높아, 입시에도 이득이 있다.
Q. 정시로 서울대 간 사람에게 연락해보자. 그 사람은 어떻게 공부했을까?
A. sns으로 연락해서 어떻게 공부했는지 인터뷰하자. 커피 쿠폰 한장 준비하기
Q. 어떤 책을 살까?
A. 학원에서 개념 1회독 했었다. 자이스토리 기출문제집으로 시작하기
Q. 나한테 얼마나 시간이 주어졌을까? 하루에 수학 공부에 쓸 수 있는 시간은 또 얼마일까? 실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어느정도일까?
A. 하루 12시간/ 수학은 3시간/실제 집중시간 2시간30분
Q. 환경은 어떤가? 스터디카페? 카페? 집?
A. 집의 분위기는 공부할 분위기가 아니다. 카페는 너무 시끄러워 공부하기 어렵다. 스터디카페로 결정한다.
Q. 우리 집이 인강이나 학원에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은 넉넉할까?
A. 인강은 끊을 수 있지만, 학원을 다닐 수 있는 비용은 아니다. 인강으로 결정한다.
2단계 집중하기 : 짧은 시간에 집중도를 높여라
Q. 지금 과제와 목표가 집중될 만한 정도인가? 너무 어려워 머뭇거리는가? 너무 쉬워서 풀어봤자 의미가 없는가?
A. 너무 어렵다면 낮추어서 진행하자. 예를 들어 “4점 킬러 문항 풀기”가 아닌 “킬러가 아닌 4점 문항을 풀기”로 단계로 하향 조정하자. 반대로 너무 쉽다면 풀어야할 의미가 없다. 이 때는 상향 조절하기
3단계 직접하기 : 목표를 향해 똑바로 나아가라
Q. 개념서보다는 기출 모의고사를 N회를 시간에 맞춰서 풀어보자. 내가 어려워하는 부분에서 어려워하는가? 아니면 다른 곳에서 속도가 느려져, 마지막에 있는 문제들을 어렵다고 느끼는게 아닌가? 현재 목표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A. 목표가 1등급인데 4등급이 나오고, 25번까지 풀었고, 나머지는 풀지 못했다.
Q.(확실하지 않은)찍은 것은 무엇이며, 어디서 그만두고 찍었는가?
A. 풀면서 찍은 것은 도형 문제인데, 도형 문제에서 무게중심라는 근거로 찾지 못했지만 2:1로 찍었다. 무게중심라는 근거가 중선들을 연결한 것임을 몰랐다 연습 하기
Q. 각 문제마다 몇분씩 사용했는가? 그 문제에 시간을 너무 오래 사용하지 않았는가?
A. 특정 문제는 다시 풀어보니 더 빨리 풀 수 있었다. 시간 줄이기
4단계 특화학습 : 취약점을 공략하라
Q. 오답률이 높은 문제 유형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일까?
A. 역함수 파트에서 매번 틀리거나 오래 걸린다. 역함수 문제인지 파악하고 해결했다. 이 증거들로 “미적분에서 역함수 부분 개념이나 유형 연습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Q. 계산 실수가 많다면 왜 많은걸까? 마음이 급해서 그런걸까? 혹시 여기저기 계산을 옮겨 쓰지 않는가?
A. 계산 과정을 녹화하고 지켜보자. 내 계산과정의 사고 흐름을 추정하고 고쳐야하는 부분을 분명하게 표시하자.
5단계 인출 : 배운 것을 시험하라
Q. 문제 풀이 및 노트를 보지 않고 기억을 끌어올리는 데 쓰고 있는가?
A. 발문 없이 개념 시험을 치는게 아니라, 발문을 통해 개념을 인출하는 연습 하기
Q. 문제 맥락속에서 요구하는 개념을 인출할 수 있는가?
A. 개념을 적절한 맥락에 인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문제의 특정 발문을 보면, “어떤 개념”을 추출해야 하는지 선명하게 읽어야하는 것이다. 우선 발문의 의도가 분명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그 의도와 의도한 개념이 연결 만들기 (link)
6단계 피드백 : 날아드는 조언을 피하지마라
Q. 일찍부터 자신의 성과에 관한 정직한 피드백을 받고 있는가? 비판적인 피드백을 피하려고 애쓰고 있지는 않은가?
A. 구체적인 피드백을 의도적으로 자주 받자. 피드백을 받는 것은 감정이 아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Q. 내가 무엇을 잘 습득했고, 무엇을 잘 습득하지 못했는지 알고 있는가? 피드백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소음에 과잉 반응하고 있는가?
A. 아무것도 아닌 일에 민감하게 피드백을 하는게 아닐까? 스스로 질문해 보기!
7단계 유지 : 새는 양동이에 물을 채우지마라
Q. 사실적 지식을 내게 필요한 절차적 지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는가? 예를 들어 99^2를 3초만에 풀 수 있는가?
A. 99^2 = (100-1)^2 ⇒ (x-1)^2
8단계 직관 : 뼈대를 세우기 전에 깊이 파라
Q.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하고 있는가?
A. 예를 들면 연속,불연속 / 미분가능성, 미분불가의 차이, 예시, 그리고 친구에게 정확한 정의를 이야기해보자. 친구들과 스터디를 하기
9단계 실험 : 자신의 안전지대 밖을 탐험하라
Q. 변형문제에서도 그 유형과 개념을 잘 사용할 수 있을까?
A. 변형 N제/사설모의고사를 풀자! 변형 문제에서도 내가 잘 풀 수 있는가? 풀어보자.
Q. 환경의 변화에 대해 내가 민감한가? 카페, 집, 스터디룸, 학교에서의 시험결과가 많이 다른가?
A. 민감하다. 시험장과 가장 유사한 책상, 의자, 수능용 샤프, 사용할 샤프심을 미리 준비하고 풀자.
Q. 내 컨디션에 따라 좌우 되는게 많은가? 컨디션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A. 자극적이지 않은 식단 찾기, 커피 끊기, 자기 전 명상, 아침 스트레칭 하기
이 책이 말하는 학습 전략 중 내가 강조할 점은 메타학습과 피드백이다. 삐딱했던 10대 시절, 좋은 멘토를 못 만나 나를 돌아보지 못했기에 아쉽다. 나는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서야 자기 반성과 피드백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내가 코칭하는 청년이 이 두 가지를 어린 나이부터 배우길 바란다.
학습 시작 전에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한다. 공부량, 시간, 목표 등을 정하고, 단순히 분량이나 시간만 채우지 않는다.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공부량을 목표로 세워 세부 계획을 짠다.
메타학습은 시작할 때만 하는 게 아니다. 학습 중에도 계획이 바뀌거나, 자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중간에 새로 계획을 짤 수도 있다. 메타학습이 핵심이다. 어떤 강의나 교재를 고르는 것보다 내 문제점을 파악하고 거기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
상대 평가 시험에서는 절대 우위가 없다. 수능처럼 누군가 1등급이면 다른 누군가는 2등급이 된다. 모든 게 상대적이다. 내 실력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쟁자와도 관련 있다. 그래서 경쟁자 정보를 아는 전문가 피드백이 필요하다(1등급 학생은 평균 몇 분 안에 푸는지 등).
서로 기분 상하지 않고 피드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좋은 피드백은 부족한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부족한 점을 지적받으면 누구나 아프다. 하지만 학습자와 코치가 서로 존중하며 진심으로 대화하고 더 나은 방향을 믿는다면, 이 아픔은 성장통이 된다. 오히려 일찍 고칠 수 있어 다행이다!
코치는 전문가면서도 함께 성장하는 동료여야 한다. 코치 말 한 마디가 어린 학생에게 영향을 준다. 그래서 늘 자기 말을 돌아보고, 내용이 알맞은지, 상대 감정을 다치게 하진 않는지 살펴야 한다. 피드백 태도가 더 중요할 때도 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상대가 나를 믿지 않거나 기분이 좋지 않으면 소용없다. 같은 말이라도 신뢰감 있는 말투와 동기 부여하는 이야기로 다가가자.
이 책은 학습법이 없거나 확신 없는 수험생, 효율 높게 공부하려는 사회초년생에게 좋다. 지금 수험생과 사회초년생 학습 컨설팅을 하는 내게 이 책이 특히 와닿는다. 실제로 책 내용으로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서평은 책 내용을 더 자세히 썼다. 내 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이 이 글을 보고 조금 더 나은 학습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실제 코칭 질문 예시를 많이 담았다. 수험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질문은 이메일로 주면 살펴보고 대답해주겠다.
나는 울트라 러닝을 표준 학습법이라 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다고 모두가 잘 배울 수 있을까? 아니다. 이 책은 강도 높은 학습법을 보여줄 뿐, 누구나 잘 쓸 순 없다.
그럼 누가 이 전략을 잘 쓸 수 있을까?
자신의 기대와 현실 차이를 극복하는 사람
자신의 부족함을 고치고 이겨내는 사람
역경과 비아냥에도 해낼 수 있다 믿고 훈련하는 사람
내면의 힘을 지닌 사람
즉, 자신을 잘 알고, 누구보다 강하게 자신을 밀어붙이며, 거친 피드백과 비판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는가?
결국 이 학습 전략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자기를 사랑하는 힘이 핵심이다.
이런 내면의 힘을 "회복 탄력성" 또는 "그릿"이라 한다. 누구나 이 힘을 가질 수 있지만, 그 정도는 다르다. 이 차이는 어디서 올까?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사람의 행동이 유전자, 자궁 환경, 양육 환경, 어린 시절 부모 사랑, 후천 노력의 영향을 받듯이 회복 탄력성도 비슷하지 않을까? 학습에 매우 중요한 만큼 회복 탄력성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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