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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림 Nov 07. 2019

사진 어떻게 하면 잘 찍을까 II

사진 그리고 수다 : 묻기에 좀 애매한 사진에 관한 모든 것

사진에 붙는 여러 미사어구 가운데 ‘기다림의 미학’이라는 표현이 있다.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선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매번 눈앞에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하더라도 급하게 찍다보면 초점이 나가거나 구도가 엉망이기 일쑤다. 그런 면에서 사진은 사냥과도 닮아있다. 목표물을 포획하기 위해선 섣불리 움직여선 안 된다. 숨을 죽이고 기다렸다가 목표물이 사정권 안에 들어왔을 때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피사체가 원하는 빛과 구도 안에 들어왔을 때, 그 완벽한 타이밍에 셔터를 눌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상을 오래 관찰하여야 하며,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여 쉽게 포기해선 안 된다. 다른 날, 다른 시간대에 다시 그곳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촬영한 사진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선택한 대상(주인공)만 집중해서 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촬영할 때 보지 못했던 것들이 불쑥 튀어나와 시선을 빼앗아간다. 여기 만개한 꽃 사진이 있다. 사진 모서리에 걸쳐져 있는 작은 나뭇가지 하나가 자꾸만 시선을 빼앗는다. 작은 점 하나가 백자 도자기의 가치를 떨어뜨리듯, 사진에서 역시 사소한 선이나 점 하나가 결과물의 집중도와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촬영하는 사람은 네모난 프레임 안의 모든 공간을 조화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불필요한 요소들은 앵글 밖으로 과감하게 밀어내자. 사진 앞에 붙는 또 다른 수식어로 ‘빼기의 미학’이란 말이 있다.

사실 사진이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게을러서다. ‘날씨가 흘려서요, 사람이 지나가서요...’ 날씨가 흐리면 다른 날 오면 되고, 사람이 지나가는 게 문제였다면 기다렸다 찍으면 된다. 가로로 찍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세로로도 찍어보고, 멀리서 찍었으면 가까이 가서도 찍어봐야 한다. 마음에 드는 컷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 자리에서 몇 십 번이고 찍어야 봐야 실력이 는다. 빨리 찍고 대충 찍으면서 사진이 잘나오길 바란다는 것은 버려야 할 자만이다. 













사진작가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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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그리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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