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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림 Nov 06. 2019

사진 어떻게 하면 잘 찍을까 I

사진 그리고 수다 : 묻기에 좀 애매한 사진에 관한 모든 것

사진은 빛으로 만들어내는 이미지이다. 그러므로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우선 빛, 광원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사용하는 광원은 태양광이다. 자연광이라고도 하며 계절, 날씨, 시간대에 따라 그 성질(농도, 대비, 색온도)이 달라진다. 

대체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사진이 잘 나온다’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는 사진을 찍고자 하는 대상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에 따라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의 광원은 직접적으로 빛이 닿는 부분과 빛이 닿지 않는 부분의 그림자로 인해 생기는 경계가 선명하다. 명암(콘트라스트)의 대비가 강하므로, 대상을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구름 많고 흐린 날은 광원은 피사체에 간접적으로 닿아 대상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다. 또한,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광원의 색온도(White Balance) 값이 달라지므로 같은 대상이라 하더라도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광원의 성질을 이해했다면, 빛과 그림자로 인해 생기는 면과 선을 화면 안에 조화롭게 배치해야 한다. 사진은 평면매체지만 면과 선의 분할을 통해 입체적인 효과를 줄 수 있으며, 시각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구도이다. 사실 구도라는 게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잘 찍은 사진’에 대한 보편적 기준이 있기는 하지만 반드시 이를 지킬 필요는 없다. 구도 뿐만이 아니라 사진이라는 것 자체에 정답은 없다. 다만, 촬영자의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며, 이 역시 보는 이의 시선이나 감상에 따라서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초점이 맞지 않은 어두운 사진이 있다. 보편적 기준으로 봤을 땐 잘 찍은 사진이라 할 수 없지만, 촬영자가 불안한 심리상태를 흔들린 초점과 부족한 노출로 표현했다고 하면 이는 좋은 사진이라 말할 수 있다. 누군가는 이 사진을 보고 1초만에 돌아설 수 있고, 어떤 이의 시선은 오래 머물 수도 있으며 우울감을 느낄 수도 있다. 반대로, 초점 노출 구 도까지 완벽한 사진이 있다. 아무런 사유도 의도도 없다. 누군가는 그 앞에서 감탄할 수도, 누군가는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사진은 기록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표현의 도구로도 존재한다. 활용도에 따라 기준을 따라야 할 때도 있겠지만 그것에서 자유로워져도 무방하다. 잘 찍은 사진이 꼭 좋은 사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작가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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