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도愛서

인도여행 사진책 <인도愛서>

生死 생사

by 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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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死 생사


끝이 보이지 않는 가트를 따라

무작정 걸었다.

저 멀리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한 곳을 응시한다.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있는지

혹여 놓칠 새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곳에 조금씩 다다르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다.

검게 그을린 건물 외벽 앞에

대량의 목재가 쌓여 있고,

쾌쾌한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생각했다.

‘푹푹 찌는 이 더위에 이 땔감들은 뭘까?

뭘 태우고 있는 거지?’


사람들의 시선을 쫓아

마주하게 된 풍경은 화장터.


축축한 어둠이 내리고 있는 이곳은

잿더미 사이로 불쑥 뻗어 나온

육신이 하늘로 피어오르며

진득하고 무거운 공기가

대기를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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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동공이 지진을 일으킨 나와는 달리

이곳의 사람들은 놀라지도

슬퍼하지도 않은 채

그저 이 상황을 관망한다.


여느 날처럼 지상의 가여운 영혼이

신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여기는 마냥.


갠지스 강가로 떠내려가는

잿더미를 바라보며 되뇌었다.


‘그래, 여기가 바라나시였지.

삶이 피고 지는 것을 초연하게 대하는

인도인의 生과 死가 공존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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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 따라 걷다 보니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가트 끝에 다다랐다.

출발할 때는 까마득해 보였었는데… … .


영원할 거라 믿었던

이십대의 뜨거웠던 날들이

기억 저편 너머에 있는 것처럼

나는 어느덧 삼십대의 중반에 다다랐다.

나는 지금 生과 死의 어디쯤 있는 것일까?


무한할 것 같은 마음으로 살았던

지난날을 돌아봤다.

유한한 삶에 불필요한 욕심과 근심을

조금씩 거둘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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