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프로젝트
어릴 적 아버지는
생전 뵌 적 없는 할아버지의
성묘길에 오를 때면
나를 두고 가셨다
이유는 단순했다
할아버지의 장지가
멀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쭈욱
차례상 위에 놓여진
사진으로만 할아버지를 만났다
크고 나서야
할아버지의 묘가
‘검단’이라는 인천 끝자락,
김포와 닿아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마흔이 되어
한 번도 들러 본 적 없는
‘검단’이라는 곳으로
터를 옮겼다
그곳에 사는 동안
코로나로 모두 힘겨운 시기를 보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일들이 많았다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돌봐주시는 것이라 했다
다시금 생각치도 않은 곳으로
‘터’를 옮기게 되었지만
여전히 기운이 좋다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터’는
마음에 그리고 믿음에
뿌리 내려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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