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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림 Nov 17. 2017

인도아그라 여행에세이 <인도愛서>

새하얀 거짓말




새하얀 거짓말


아그라에 도착 후 짐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탄두리 요리가 맛있다는 레스토랑에 들렀다. 


치킨과 커리를 주문했는데

 레스토랑 직원이 식사 도중 

서너 번을 찾아와 음식 맛은 어떤지 

필요한 건 없는지를 묻는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 하자

 당당히 팁을 요구한다. 

친절이 과하다 싶을 땐 의심부터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며, 

팁으로 50루피를 지불하고 

레스토랑을 나섰다.


다음날 아침 아그라를 방문한 

유일한 목적, 타지마할로 향했다. 


선한 인상의 릭샤왈라가 

어디서 왔는지, 며칠을 머무는지 

이것저것 묻기 시작한다.

 열심히 대화에 응하자 

이내 속내를 드러낸다. 


타지마할에는 배낭 보관하는 곳이 없으니

 본인이 여기서 기다리며 짐을 맡아주겠다고 

돈을 내놓으라 한다.


‘또 당할 순 없지!’ 


락커를 찾아 짐을 보관하고

 티켓을 구매했다. 


궁전 입구에는 이른 시각부터 

많은 잡화상이 모여 있다. 

8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하며 타지마할 스노우볼을 

200루피에 사라고 들이민다. 

흥정에 흥정을 거듭해 결국 20루피에 낙찰. 


원가의 10배 이상 가격을 부르다니

 코웃음이 났다.  아무렇지 않게 

바가지 가격을 부르는 이들의 거짓말이 

조금씩 귀엽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거짓말엔 죄책감이 없다.

생존을 위한 새하얀 거짓말이기에. 



‘영원히 사랑해, 너 없이 못 살 것 같아’ 

등등 사랑이란 것을 할 때 쏟아냈던

 무수한 말들이 떠오른다. 


한 유행가의 가사처럼 

헤어지고 난 뒤에도 밥만 잘 먹었다. 

당시엔 진심이었을지 모른다. 


허나 지나고 나니 

이 또한 하얀 거짓말이었다.




http://blog.naver.com/stepartnet/221142034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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