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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림 Aug 18. 2023

가장 맛있는 찌개

일상기록 프로젝트

유림 일상기록 프로젝트 <두시산책 : 가장 맛있는 찌개>


동생이 물었다

“언니는 가장 맛있는 찌개가 뭐에요”


“김치찌개”


평소라면 

한참을 고민했을 법한

적절한 답이 없는 질문


다행이었다


근래 단골 고깃집에 갔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첫날

방문한 냉삼집이다


주인장 홀로 운영하는 가게로

고기맛은 물론 소주값도 저렴했다


다 먹고 가려던 차

무더위에 주방과 홀을

동분서주하는 주인장을 보곤

아이스커피를 사다주었다


냉삼이 먹고 싶을 때

종종 이곳을 찾았다


며칠 전

손님이 모두 떠나간 시간이었다

주인장이 불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자리를 정리하고 나서려는데

황급히 뛰어나와 양손에

뜨겁고 묵직한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메뉴에도 없는

김.치.찌.개.


“김치 꽁지 넣고 끓였어. 

들어간 건 없지만 맛있게 먹어”


이튿날 

포장을 뜯고 보니

고기며 김치며 한가득 들었다


첫맛은 달았고

끝맛은 짰다

맛있는 맛을 내는 것은

죄다 넣은 것 같았다


맹물을 한사발 붓고 다시 끓였다


단맛은 사라졌고

짠맛만 남았다

그의 땀 맛인지 

나의 눈물 맛인지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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