앓음다움
2013년 초겨울
전라북도 무주군 덕유산
겨울의 전령이 찾아와
벚꽃보다 화사한 눈꽃을 내린다.
우아한 쓸쓸함 속에
홀로 우뚝 선
한 그루의 나무는 말한다.
겨울의 혹한에도
흔들리지 않겠노라고.
봄꽃보다 아름다운
눈꽃을 피우겠노라고.
소설가 박상륭 선생의 표기를 따르면
'아름다움'이란 '앓음다움'인데,
즉 '않은 사람답다'는 뜻이 된다.
고통을 앓은 사람
아픔을 겪은 사람
번민하고 갈등하고
아파한 사람다운 흔적이
느껴지는 것.
그것이 앓음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람이라 한다.
어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겠는가.
풍경도 그러하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의 내적 앓음을 통해
이렇듯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가.
조금만 눈길을 돌리고
마음길을 돌려보면
분명 아름다운 것이
그득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