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해滄海
푸르고 넓은 바다를 의미하는 창해滄海.
조선시대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
‘동해東海’의 또 다른 이름이다.
푸르다
넓다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아직도 끊이지 않는 논란과 분쟁 속에
슬픈 역사를 품은 대한민국의 동쪽 바다.
동해는 김부식의 <삼국사기> 내용 중
고구려 동명왕에 대한 기술에서
처음 등장했고, 광개토대왕릉비에
새겨져있을 정도로 일본이라는 국호가
사용되기 700년 전부터 오랜 시간
불려온 우리나라 고유 명칭이다.
16세기 조선시대에는
해상의 개념과 중요성이 대두되며
‘조선해朝鮮海’라는 표기와 함께
‘창해滄海’라는 공식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지리적 요소를
기반으로 우리 입장에서 붙여 부른
주관적 이름이기에
객관성을 인정받진 못했다.
당시 서양 세계지도에는
한국해, 조선해, 동양해, 일본해 등
다양한 이름으로 표기됐으나
일제강점기였던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가 발간한
<해양과 바다의 경계> 초판에서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며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선 한국해와
일본해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해방 후
1957년 IHO에 가입했으며
1992년 이후 국제수로기구 회의와
유엔의 관련 회의 등 국제회의에서
명칭에 대해 꾸준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몇 해 전 모나코에서 열린
국제수로기구 총회에서는
일제강점기에 한국학을 가르쳤던
육당 최남선이 펴낸 ‘조선역사지도’에
수록된 고지도를 근거로
‘동해’의 원래 명칭이 ‘창해滄海’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기도 했다.
총 16페이지로 구성된 ‘조선역사지도’는
조선총독부 승인을 받은 후 편찬돼
고등학교 지리교과서로 사용했다고 한다.
저마다 떠올리는 이미지는 다르지만
우리나라 여느 해에 비해 동해를
유독 애틋하고 각별히 느끼는 것은
깊고 푸른 내면에 이러한 아픔과 설움이
서려있음을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다.
시린 겨울,
그곳에 가니
먹먹함과 뭉클함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송구영신을 위해
바다를 찾는다.
겨울바다의 깊은 고요함과
청아함 속에서 자아를 성찰하고
한 해 동안 묵혀왔던 번민과 고뇌는
일렁이는 파도와 청량한 바람과 함께
흘러 보내기 위해서다.
오전 7시.
동해 일출 명소로 손꼽히는 하조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매서운 바닷바람에 맞선 채 수면 위로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새해 소망을 기원한다.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