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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걸음씩 Jul 11. 2024

단순한 어깨 통증인줄 알았는데

어깨가 불편한지 두어달이 된것 같다.

오십견과는 증상이 달랐고 무엇보다 원인을 내가 안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갑자기 어깨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순간적인 통증이 왔다.

트레이너와 함께 할때도 늑골의 골절을 입은 나다.

산만하기가 짝이 없는 나는 집안에서 걸을때도 발가락을 여기저기 부딪힌다.

나의 부주의에서 온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했다.

다니던 신경외과로 진료를 받으러 갔다.

X-ray 에 나타난 특별한 증상이 없으니 힘줄의 손상으로 보인다며 물리치료와 약처방을 해줬다.

잠깐 괜찮은듯 싶다가 다시 안좋아졌는데 통증이 갈수록 심하다.

본격적으로 치료를 할 요량으로 집근처 야간 병원을 검색했다.

신도시의 장점!!

집근처에 병원이 많다는 것.

걸어서 5분도 안되는 거리에 수요일 야간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다.

이 병원과의 인연이 재미 있다.

늑골 골절이 왔을때 골절인줄 모르고 물리치료나 받자고 갔었는데 골절진단을 받았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물리치료를 다녀야 하니 집근처로 병원을 옮긴 것인데 의사는 또 사진을 찍자고 한다.

"왜 아픈지는 알아야죠"

돈을 주면서도 을이 되는 유일한 곳

병원이다.

찍자고 하면 찍어야지 뭐...

그런데 단순히 뼈만 보는게 아니다.

속에 입은 옷까지 다 나오는 참으로 민망한 사진이다.

흑백이긴 하지만 벗은 내 사진을 놓고 의사와 마주 앉은 기분이란...

이런저런 자세로 찍은 사진에서 회전근개 부분에 염증이 생겼다며 설명한다.

"여기 보이죠.

이게 원래 10cm 정도 간격인데 팔을 올리면 보통 5cm로 좁아져요.

근데 지금 2.8cm정도로 붙게 되는거죠.

이때 통증이 유발되는 거구요."

눈을 반짝이며 듣는 표정을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누굴 100% 신뢰하지 않는다.

'그래서요.

결론이 뭔데요'

라는 아주 시건방진 마음이 항상 내제되어 있다.

이걸 빌미로 뭔가 돈을 벌어 볼 속셈은 아닌지 일단 의심부터 하는 것이다.

의사는 원인이 평소의 내 자세때문이라고 했다.

허벅지 뼈를 기준으로 척주가 같은 직선으로 연결 되야 하는데 나는 심하게 뒤쪽으로 쏠렸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거지 사실 저게 뭐가 문제인가 싶었다.

정상이라고 하는 사진과 내사진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서 열심히 설명한다.

'그니까 결론이 뭐냐고요'

나의 성급함이 조금씩 한계에 다다른다.

드디어 의사가 속내를 드러낸다.

어깨의 통증뿐 아니라 거북목과 라운드 숄더까지 치료하려면 교정프로그램을 받아 보란다.

1회당 165,000원의 적지 않은 금액인데 이걸 주 2회로 석달정도 받으면 된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가 올수도 있다고.

엄마가 디스크로 지금도 고생을 하고 계시기에 디스크라고 하면 겁이 나긴 한다.

누가 알아주는 병도 아니고 오직 내몸을 내가 챙겨야 하는데 그걸 못했던 엄마의 뼈저린 후회를 매주 만날때마다 보고 듣는다.

보험사에는 교정이라고 하면 보상이 안될 수 있으니 도수치료라고 하라며 간호사가 팁까지 준다.

일단 어제는 주사만 맞고 처방전을 받았다.

그냥 엉덩이 주사겠지 했는데 진료실에서 나오는 나의 뒤통수에 대고 말을 한다.

"어깨 주사 맞으면 좀 나을꺼예요'

헉!!!

메다 꽂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아는게 병이지.

엄마가 어깨 치료를 받을때 내가 모시고 다니면서 고통스러워 했던 모습을 본터라 더럭 겁이 났다.

"어깨요?...아...나 어깨 주사 맞기 싫은데..."

"그럼 치료 안하실래요? 맘대로 하세요."

별수 없다.

근데 이 사람들이 날 겁주기로 짜기라돈 한건지 주사실로 들어가는 간호사가 갑자기 두꺼운 비닐로 된 가운을 입었다.

날더러 들어오라고 해서 갔더니만 성인남자의 가슴높이정도 되는 간이 침대위에 누우라고 했다.

이건 MRI촬영 할때나 혹은 심각한 X-ray사진을 찍을때 쓰는게 아니던가.

게다가 우주선처럼 생긴 커다랗고 둥근 기계를 내 어깨 위에 갖다 놓으니 마치 수술을 받는 것 처럼 겁났다.

"많이 아파요? 

아..진짜 괜히 온거 같아요.

그냥 개길껄."

겁이 나서 개그로 분위기를 좀 풀어볼까 했는데 내 농담에 정색을 하며 답을 한다.

"힘 안주면 안아파요. 침 맞아보셨어요? 비슷해요."

솔직히 침은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아주 작은 바늘 아닌가.

그정도면 아무것도 아니지.

잠시후에 주사를 놓기 위해 의사가 들어왔는데 차림새를 보니 더 겁이 났다.

간호사가 입었던 두꺼운 비닐가운뿐 아니라 얼굴에 방독면 같은걸 쓰고 들어왔다.

주사액이 맹독성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겁이나서 온 몸이 경직 됐다.

스테로이드 계열의 주사라는 간단한 설명을 하고 소독솜으로 환부를 정성스레 닦아낸 후 따끔하다는 말과 함께 주사바늘을 넣었는데 솔직히 느낌도 없었다.

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쪽팔리네.

이거였어?

아니 근데 옷은 왜저렇게

야단 법석으로 입고 온거야?

겁나게 시리...

그렇게 주사하나 맞았을 뿐인데 진료비가 14만원이 넘었다.

물론 그 안에는 내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앞으로 어떤 자세로 앉으라는 것까지 상세하게 설명해 준 그의 지식값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리 실비로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이거 너무 넘치는거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엄마처럼 고생할까봐 걱정이 되는것도 사실이다.

일단 교정치료라는거 한번 받아보자.

별볼일 없는거다 싶으면 한번 받고 관두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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