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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걸음씩 Jul 26. 2024

아들에게 암이 찾아왔다.

[갑상선 유두암]

설마설마했는데 진단이 나왔다.

예후가 좋다는 갑상선 암이지만 마음이 무거운 이유는 아들이 이식환자이기 때문이다.

신장병 환우 카페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 봤다.

신장암은 더러 올라온 글들이 있는데 갑상선 쪽은 올린 글이 별로 없는 걸 보니 경우가 흔하지는 않나 보다.

신장과 혹시 연관이 있나 싶었는데 아닌가 보다.


아들은 아무렇지 않은 척 카톡을 보내왔고, 나도 아무렇지 않은 척 일을 하고 있지만 전혀 아무렇지 않은게 아니다.

눈물이 자꾸 나려는 걸 억지로 참고 부러 잊으려 하고 있는 중이다.


왜 내가 아니고 아들일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갑상선 기능저하로 나는 진작부터 약을 먹고 있었고 살아온 날도 내가 더 많은데 주셔야 한다면 저한테 주시지 그러셨어요...


전공의 파업이 어떻게 되고 있더라?

발등에 불이 떨어지니 뉴스부터 검색하게 된다.

치료를 못 받아 죽어가는 환자 뉴스가 나올 때마다 이기적 집단이라며 손가락질만 했지 깊은 공감은 못했는데 이제 내 아들일이 되고 보니 신경이 곤두선다.


그럴 수 있다...

암에 걸릴 수 있다...

이식 환자라고 해도 걸릴 수 있다...


마음 다잡으며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해 본다.

아들만 겪는 일이 아닐 거라고...


딸이 8월 말로 계획한 여름휴가를 취소하자고 톡이 왔다.

남은 연차는 동생의 수술을 대비해서 병간호로 쓰기 위해 남겨 두겠다고 한다.

자랄 때는 그렇게 원수처럼 싸웠지만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증거를 보이고 있다.


가족이 있다는 것은 정말 많은 힘이 된다.

이 글이 아들의 투병기 시작이 아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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