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에 흩날린 기억의 파편, 해풍에 말리기
기억의 사체는
브런치의 해안에서
살이있는 조개들이
해풍을 맞으며
자잘한 입자들이 흘날린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다시 살아났다.
쓰고 싶은 글들이 쏟아져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
늘 그런 식이다.
내 안의 것들은 넘쳐흐른다.
한 번도 공개한 적 없었던 것이
브런치와 닿았으니,
넘치면 넘쳐나는 대로
써 내려간다.
속독의 속도보다 빠르게 지나가는 것들을 잡아채서 글자로 박제한다.
위험한 글과
사악한 글,
그리고 평온으로 가는 글들
검열하지 않는다.
평생 해야할 검열은
지나간 시간에 이미 다 했다.
나는 글을 잘 쓰지 못한다. 말은 잘하는 편이다.
글을 쓰는 이유는 오직 넘쳐나는 것들의 박제를 위함이다.
나의 무의식을 대면하기 위한
직감을 훈련하기 위한 연습의 일환이다.
매우 도움이 된다.
나에게
가장 개인적인 경험은
가장 보편적일 수 있다.
그래서 업로드 하는 면도 있다.
필요한 이에게 연이 닿아서 좋은 에너지가 된다면 좋겠다.
굳이 말을 하자면,
나의 글은
리어카에서 조생귤을 파는 아주머니가
슬쩍 건네주는
맛보기용 귤 정도일 것이다:
작지만, 달고 맛있는.
나의 고통으로
누군가에게 달달한 과즙정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것들을 전속력으로 따라잡고
포획하고
업로드 한다.
하다보면
알게 된다.
이것이 가야할 길인지 아닌지.
멋진 일이다.
그래서 브런치에서
나는 기억의 사체를 건져냈다.
브런치의 해변에
가끔 발자국이 남는다.
그 발자국을 남겨준 이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내가 할 것은
매일 아침
발자국을 남긴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해변에서 조개를 줍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