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챕터의 경계에 서서

Standing in the Doorway, Bob Dylan

by stephanette

새로운 문을 열고 나가는 것은

절벽에 서 있는 기분이다.

절벽에서 자유낙하를 하기 직전의 그 순간

새로운 챕터를 시작하는 곳은

경계이자

죽음이다.

자신의 일정 부분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레벨 업을 하는 것은

자신의 과거를 죽이고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세상은 처음 보는 곳처럼 완전히 달라보인다.


이런 날엔

밥 딜런의 ‘Standing in the Doorway’

자존과 상처, 분노와 연민, 견딤과 체념이

서로 뒤엉킨 감정의 문장들로 만든 노래이다.


설령, 과거의 카오스를 다시 겪는다고 해도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들을 다 내려놓고

스스로 회복하고 정화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순수한 그 마음으로

다시 새로운 챕터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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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을 걷고 있어
쓸쓸한 주크박스 소리만이 뒤를 따르지
어제는 모든 게 너무 빨랐고
오늘은 또 너무 느려


돌아갈 곳도
태울 감정도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


널 다시 본다 해도
입을 맞출지,
아니면 널 미워할지
이젠 나도 모르겠어


아마 너에겐
어느 쪽이든 상관없겠지


넌 나를 그 문 앞에
눈물로 남겨두고 떠났어
이젠 돌아갈 곳도 없어


이 어둠 속 조명은 너무 조악해서
머리가 아파오고
사람들 웃는 소리는
왠지 더 슬프게만 들려


별들은 핏빛처럼 변해버렸고
나는 값싼 시가를 피우며
낡은 기타를 퉁기고 있어


우리의 사랑은 끝났어도
그 유령은 아직 곁에 있어
당분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아


넌 나를 문 앞에 세워두고
그냥 가버렸지
한밤중의 달 아래,
그 눈물 나는 자리


혹시 누군가 날 해치려 할지도 몰라
하지만 오늘 밤은 아니야
그리고 이곳도 아니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굳이 말하진 않을게
하느님의 자비가
어딘가 가까이에 있기를 바랄 뿐이야


난 자정 기차를 타고 달리고 있어
정말 차가운 심장을 안고서


널 다시 받아들인다면
그건 내가 나를 배신하는 일이겠지


너는 나를 문 앞에 세워두고
바보처럼 고통에 빠뜨렸어


해가 지는 마지막 빛이 사라지면
난 더 이상 젊지 않아
교회 종소리가 울리는데
누굴 위해 울리는 건지 궁금해져


이 싸움에서 이길 순 없단 걸 알아
그런데도 마음은 포기하지 못하겠어


어젯밤엔 낯선 사람과 춤을 췄지만
그녀는 결국 너를 떠올리게 했어
결국 너 하나뿐이었어


넌 나를 문 앞에 눈물로 남겨두고
햇살이 들지 않는 그 어두운 땅에 두고 갔지


배고프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고
정직하게 살려고 애쓰지만


설령 살이 내 얼굴에서 벗겨져도
날 아껴줄 누군가 하나쯤은 있으리라 믿어


아주 부드러운 손길조차
내겐 너무 큰 의미가 돼


이제 더는
무슨 설명이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할 말도 없어


넌 나를 그 문 앞에
눈물에 잠겨 세워두고 떠났지


그리고
블루스가 내 머리 전체를 감싸고 있어


https://youtu.be/2RRwChxacgQ?si=l0fZmaCMMVfMuzH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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