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살 먹은 흡혈귀 할머니 릴리시카의 고마법서 해설
하도(河圖)와 낙서(洛書)
나는 500살 먹은 흡혈귀 할머니 릴리시카이다.
왕국의 오래된 서고에는 인간보다 훨씬 오래된 도형들이 잠들어 있다.
별빛이 새겨놓은 듯한 점(點)과 선(線),
그리고 어디에서 시작하든, 어디에서 끝나든 동일하게 울리는 울림.
그것이 바로 하도와 낙서다.
전해 내려오길, 황하에서 나온 용마의 등에 흰 점과 검은 점이 새겨져 있었다 한다.
사람들은 그것을 하도라 불렀다.
하도는 흰 점과 검은 점으로 짝수와 홀수를 나타냈다.
양(陽)과 음(陰), 물과 불, 금과 목이 서로를 도우며
상생(相生)의 비밀을 노래했다.
원의 형태 속에서 어디서 출발하든, 결국 서로를 만나며 되돌아온다.
삶이 원래 그렇듯이.
또 하나의 전설은 낙수에서 나왔다.
거북이의 등에 새겨진 숫자가 바로 낙서다.
그 배열은 신비로웠다.
세로, 가로, 대각선… 어디서 더해도 15가 되었다.
수의 균형, 수의 노래.
낙서는 상극(相剋)의 지혜를 품고 있었다.
서로를 제어함으로써 균형을 유지하는 질서,
그 속에 숨어 있는 것은 끝나지 않는 조화였다.
나는 이 두 도형을 오래 바라보며 깨달았다.
하도와 낙서는 결국 “시작과 끝이 없는 길”이다.
어디서 읽어도 원환(圓環)처럼 이어지고,
어디서 멈춰도 다시 돌아온다.
삶의 굴레, 영원의 법칙, 우주의 설계도가 그 안에 담겨 있다.
원이나 정방형으로 잘라낸 종이
검은 펜이나 붓
조용히 흐르는 물소리나 촛불 하나
하도(河圖): 황하에서 용마의 등에 나타난 무늬. 흑과 백의 점이 음양과 오행의 상생(相生)을 보여준다.
낙서(洛書): 낙수에서 신령한 거북의 등에 나타난 숫자. 마방진의 배열로 오행의 상극(相剋)을 보여준다.
두 그림은 시작과 끝이 없다. 어디서 읽어도 균형이 흐르고, 어디서 멈춰도 다시 이어진다.
중심
종이 한가운데를 찍는다.
이것은 우주의 씨앗이자 나의 본성이다.
십자 방향
중심에서 위·아래·좌·우, 네 방향에 점을 찍는다.
이는 하늘과 땅, 동과 서의 네 기둥을 상징한다.
대각선 방향
다시 중심에서 대각선 네 방향에 점을 찍는다.
이는 바람과 별, 흐름과 기운을 상징한다.
숫자의 선택 (1~10 중 택 1)
각 점마다 마음에 드는 숫자를 적는다.
숫자는 곧 에너지의 부호다.
자신의 현 위치
점과 수 사이에, 지금의 나를 흔드는 단어 하나를 적는다.
단어가 여러 개라면, 다른 점과 수 사이에 적는다.
이 마방진은 작성할 때마다 쓰고 싶은 단어가 달라진다.
주의! 하도낙서는 스쳐가는 감정으로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적 판단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혹시, 떠오르는 단어를 강력하게 회피하고 싶다면, 그건 꼭 써야 할 단어이다.
예: 恐(두려움), 愛(사랑), 生(삶), 死(죽음).
예시는 예시일 뿐, 굳이 한자로 쓰지 않아도 무방하다. 아랍어로 쓴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단어는 시작 위치에 따라 의미가 바뀌지 않는다.
어디서 시작해도 결국 같은 울림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도는 원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리며 읽는다.
낙서는 십자와 대각선을 오가며 읽는다.
중요한 것은 어디에서 시작하든, 반드시 같은 합, 같은 리듬으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읽다 보면, 나라는 존재도 하나의 점이자 수에 불과함을 느끼게 된다.
숫자의 상징
- 자신이 작성한 숫자의 의미를 통해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다.
적절한 균형의 상태가 최상이다. 그러므로 어느 한쪽의 에너지가 과한지 파악하는 것이 포인트
그러니, 부족한 에너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水 (물의 에너지)
숫자 상징: 1, 6
성질: 흘러감, 차가움, 깊음, 잠재
물은 생명의 근원이다. 낮은 곳으로 흐르며 모든 것을 살리고 품는다.
한편으로는 차갑고 어둡고 두려운 심연이기도 하다.
“물”의 숫자는 시작과 끝을 동시에 품은 원초적 힘이다.
火 (불의 에너지)
숫자 상징: 2, 7
성질: 뜨거움, 밝음, 상승, 소멸
불은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다. 빛으로 어둠을 밝히고, 열로 성장을 돕는다.
그러나 지나치면 태워버리고 파괴한다.
“불”의 숫자는 순간을 불태우는 열정과 환생의 힘이다.
木 (나무의 에너지)
숫자 상징: 3, 8
성질: 성장, 확장, 유연함, 생명력
나무는 위로 뻗으며 하늘을 향한다. 뿌리는 땅을 파고, 가지는 사방으로 펼쳐진다.
생명은 늘 자라나고, 유연하게 바람에 흔들리며 살아남는다.
“나무”의 숫자는 생장의 힘, 생명의 의지, 가능성의 확장이다.
金 (쇠의 에너지)
숫자 상징: 4, 9
성질: 단단함, 수렴, 절단, 정리
금속은 굳세고 날카롭다. 구분하고, 자르고, 다듬는다.
때로는 무기로, 때로는 보물로 작용한다.
“쇠”의 숫자는 형태를 부여하고, 질서를 세우는 수렴의 힘이다.
土 (흙의 에너지)
숫자 상징: 5, 10
성질: 안정, 포용, 중심, 완결
흙은 모든 것을 품고 길러낸다. 흡수하고, 변환하고, 다시 내보낸다.
시작과 끝, 생과 사의 고리를 이어주는 매개체다.
“흙”의 숫자는 균형과 귀결, 만물의 중심을 잡는 힘이다.
오행과 숫자의 리듬
수(水): 시작, 가능성, 원초적 근원 (1, 6)
화(火): 변화, 열정, 소멸과 환생 (2, 7)
목(木): 성장, 생명력, 확장 (3, 8)
금(金): 수렴, 정리, 단절과 완성 (4, 9)
토(土): 균형, 중심, 완결 (5, 10)
가. 정화: 종이를 두 손에 쥐고 세 번 호흡한다.
나. 중심: 단어를 마음속에 떠올린다.
다. 순환: 하도/낙서를 따라 손가락으로 점·수를 짚으며 단어를 속으로 읊는다.
라. 소멸: 마지막에는 종이를 접어 물에 띄우거나 불로 태운다.
하도낙서는 “맞다/틀리다”의 도식이 아니다. 흐름 그 자체다.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쓰면 왜곡된 파동이 글자에 남는다.
반드시 소멸 단계의 '완결'의식을 치러야 순환이 멈추지 않는다.
인간들은 직선을 좋아한다.
시작과 끝이 뚜렷한 길을 걸어야 안심한다.
전 세계의 모든 이들이 직사각형 공간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텍스트를 작성한다.
모두가 하나의 틀에 갇혀 있다.
하지만 오래 산 흡혈귀가 보기엔, 진실은 원과 방진 속에 있다.
부적의 글자처럼, 하도의 점과 낙서의 숫자처럼,
모든 시작은 이미 끝이었고, 모든 끝은 다시 시작이었다.
그러니, 어디에서 시작해도 무방하며
어디에서 끝을 내어도 상관없다.
그저 걸어가면 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