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화와 성장의 지체 및 불확실성에 대한 과민반응
코로나 시기에 아동 및 청소년이 경험한 고립과 불안정한 양육환경은
정서적 학대 즉, 정서적 방치를 겪은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코로나 시기의 사회성 발달 경험의 부재는
아이들에게는 집단적인 정서적 방치와도 같은 경험이었다.
지금은 커버린 이 아이들은 아직도
'대답과 같은 피드백의 약화', '게으르게 보이는 소극적 태도', '팀 협업, 소통에 대한 거부감', '집단 내 암묵적 규율에 대한 무지', '정서적 불안도 높음', '집중력 저하' 등 여러가지 패턴이 나타난다.
그 수준은 나이보다 몇 년 더 어린 아이들과도 같아 보인다.
불안, 우울, 무가치감
자기비난과 죄책감 (내 탓이라는 왜곡된 인식)
감정 조절 어려움 → 작은 일에도 폭발하거나 과도하게 위축됨
신뢰 결여: 타인을 쉽게 믿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의존함
사회적 위축: 또래와 자연스럽게 관계 맺는 게 힘듦
경계 모호: 필요 이상으로 거리를 두거나, 반대로 과잉 친밀을 요구
집중력 저하, 학습 곤란
자존감 저하 → “나는 충분히 가치 있지 않다”는 믿음
회피 행동, 중독적 대체 (게임·SNS 등으로 도피)
만성 피로, 두통, 소화불량 등 스트레스성 신체화
수면장애 (잠들기 힘듦, 자주 깨는 등)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시기의 아이들은 놀이, 또래관계, 안정된 학교 생활, 예측 가능한 일상 생활 즉,
정상적인 사회 경험이 일정 기간 박탈되었고
가정 내 스트레스 - 경제적 불안, 부모와 하루 종일 함께 있어야 한다는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갈등 심화, 과도한 돌봄의 압력과 학업적 손실 등이 겹쳐서
결과적으로 사회 전체가, 환경적 정서적 방치/학대와 유사한 패턴을 경험한 것이다.
어째서 그런 증상들이 나타날까 생각해보았다.
코로나 시기 가장 큰 상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 경험이 끊겼다는 것이다.
친구와의 놀이, 또래와의 경쟁·협력, 교사의 직접적인 피드백 같은 게 부족했다.
인간관계는 단순한 사교가 아니라, 정서 조절·자아 정체성·사회성 발달의 핵심인데 이 시기가 비어버렸다.
“학교는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전제가 깨졌다.
매일 바뀌는 규칙, 갑작스러운 격리와 봉쇄 → 예측 불가능성이 커서, 아이들이 불안과 무력감을 학습했다.
그래서 지금도 불확실성에 대한 과민 반응이 남아있다.
온라인 수업, 게임, SNS가 유일한 연결고리였다.
근데 이건 깊은 관계를 주는 게 아니라 즉각적이고 피상적인 자극이라, 뇌가 점점 “짧고 강한 자극만 반응하는 모드”에 익숙해졌다.
그로 인한 집중력 저하, 관계의 피상화.
청소년기의 핵심 과업은 “나는 누구인가?”를 또래 관계와 사회 경험 속에서 탐색하는 건데, 코로나 세대는 그 장이 부족했다.
그래서 일부는 자기 정체성 불안, 관계 불안, 낮은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코로나 자체가 “집단적 트라우마 사건”이다.
죽음에 대한 노출, 부모 실직, 가정 내 갈등, 학습 손실… 이런 경험이 쌓여서 불안·우울·자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학생들의 우울증 발병률이 30% 정도 더 늘어났다고 한다.
코로나는 발달해야 할 사회적 근육을 쓸 기회를 앗아갔고 대신 불확실성과 고립을 각인시켰다.
그래서 코로나가 이미 지나간 지금도, 이 아이들은 관계에서 서툴고, 자기 정체성도 불안정하며,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더 불안을 크게 느끼고 있다.
그러니, 이 아이들을 위해서 사회 구성원들 전체의 보다 더 많은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