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우정은 오래 가겠네
*사진: Unsplash
가을은 꽃게 철이다.
재래시장에 가서 커다란 꽃게를 고른다.
톱밥 속에서 그 거대한 부피감이라니
진한 갈색 점박이의 찐회색의 게들이 움직인다.
참지 못하고 박스로 산다.
거대한 스테인레스 찜통을 꺼낸다.
그리 자주 쓰지 않는 주방도구는 제철을 만나 신난다.
마침, 아이들의 친구들이 놀러왔다.
어여쁜 아이들은 방에서 꽁냥꽁냥 중이다.
짐짓 모른척 한다.
스팀으로 꽃게를 찐다.
김이 새어 나온다.
집 안 가득 행복한 냄새가 넘쳐난다.
8인용의 굽이 높은 타원형 접시에 꽃게를 수북히 담는다.
파스텔로 그린 듯 따뜻한 붉은 색의 꽃게들
아이들을 부른다. 식탁이 정답다.
김이 무럭 무럭 나는 꽃게의 등딱지를 분리한다.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인다.
밥을 척척 말아서 넣어준다. 노란 알을 섞어서 김가루와 참기름 그리고 약간의 간장
등딱지 바닥을 긁는 아이들에게 줄 꽃게를 손질한다.
반을 자르고 나오는 꽉 찬 꽃게의 하얀 살
뛰쳐나올듯 결대로 부서지는 그 모습이 가장 압권이다.
몸통을 다시 반으로 잘라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그저 받은 그대로 입으로 추릅하고 먹는 모습에 안먹어도 배가 부르다.
가위로 집게 다리마다 턱턱하고 길게 자른다. 그대로 살을 건져 먹을 수 있게.
아이들은 신났다. 이렇게들 행복해하다니,
나중에 꽃게를 만나면 이 날의 추억이 생각나겠지.
가을은 역시 꽃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