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재래시장
어릴 적 주말에는 해운대 성당을 다녔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재래시장 초입에 커다란 제과점이 두 개 마치 라이벌처럼 마주 보고 있었다.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재래시장의 안쪽엔 떡볶이집이 있다.
가래떡으로 만드는 떡볶이는 매우 자극적이다.
예전 신촌에서 먹던 것과 같다.
모임이 늦게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소개팅남이었나 떡볶이를 사줬었다.
집에 갈 늦은 시간에 재빨리 휘리릭 먹던 가래떡 떡볶이가
어찌나 맛있었는지.
맛이라기보다는 추억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니 추억 없이 먹기엔 실망할 맛이다.
다행히 나에겐 강력한 가래떡 떡볶이의 추억이 있다.
빨간 장미 한 송이를 주며 만나서
말보로 레드를 피우고
레드와 화이트의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던
연극에 약간 미친
조각 같은 미남이었다.
오장군의 발톱 연극을 하느라
흐지부지 안 만나게 되었다.
연극하는 건 못 봤다.
연기를 봤으면 더 오래 알고 지냈을지도 모르지만
그다지 흥미는 안 간 걸 보면 재미는 없었나 보다.
올해는 찐한 레드가 유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