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로보로스

나를 삼키는 나

by stephanette

*사진: 교보문고

- 책 표지의 상징을 보고 나서


나는 내 꼬리를 물었다.

끝과 시작이 닿는 그 자리에서, 나는 다시 태어난다.


우로보로스.

스스로를 삼키는 뱀

죽음과 재생의 영원한 원.


사람들은 직선으로 살고 싶어 한다.

어제에서 오늘로, 오늘에서 내일로.

그 길 위에서 의미를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나는 원으로 산다.

끝난 것들이 돌아와 나를 물고,

사라진 감정이 다시 피어나는 그 원 안에서 산다.


“끝났다고 생각한 건 늘 시작이었다.”


한때 나는 관계의 끝을 ‘파멸’이라 불렀다.

그 사람이 나에게 남긴 상처와 말을.

그가 가져간 시간과 온기를.


하지만

그 모든 파괴는 새로운 의식의 모양이었다는 것을 이제 안다.


우로보로스는 나에게 이렇게 속삭인다.

“너는 너 자신을 먹고 자란다.”


그래서 나는 나를 파괴하고,

그 잔해로 다시 나를 만든다.

이건 잔인한 순환이지만, 동시에 가장 생명력 있는 리듬이다.


“죽음은 변장의 예술이다.”


죽음은 늘 변장해서 온다.

그건 이별의 얼굴일 때도 있고,

무기력의 그림자일 때도 있다.


하지만 우로보로스는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자신을 먹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의 독으로 자신을 녹인다.

그리고 그 녹은 자리에 불사조가 자란다.


내 안의 오래된 상처,

끝없이 되풀이되는 패턴,

그 모든 것이 나를 태워 새 살을 만든다.


“나는 내 안의 알케미스트다.”


연금술은 납을 금으로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고통을 깨달음으로 바꾸는 예술이다.


감정을 재료로

분노를 흙처럼 다지고,

눈물을 물처럼 증류해 왔다.


결국 그 모든 감정이 하나로 녹아

붉은 돌이 된다.

나를 무너뜨렸던 모든 것이

결국 나를 빛나게 만드는 금속이 된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내 꼬리를 문다.


모든 순환은 완성을 향한 사랑이다.

우로보로스의 입속에서

나는 나를 먹고, 나를 용서한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 꼬리를 문다.

끝이 닿은 그 자리에서

의식은 불타오르고,

시간은 영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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