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혜자네 산 곰장어

조개구이가 메인이다. 곰장어가 아니라 추억이 메인이다.

by stephanette

해운대 재래시장 골목 안

곰장어를 먹으러 갔다. 아니, 조개구이가 메인이다.


국민학교 때,

당시 담임 선생님은 자습 시간에 교실 뒤편에 앉아 시를 쓰거나 아이들의 모습을 스케치했었다.

아이들에게 그림을 보여주기도 하고

가끔은 새로 나온 빳빳하고 얇은 시집을 주기도 했다.

선생님의 연필 스케치 속 나는 동글동글한 머리끈을 한 반짝이는 머리카락을 동여맨 뒷모습으로 남아있다.

그런 선생님을 만나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언제인가 엄마는 담임선생님을 모시고

자갈치시장이었나 곰장어 골목을 갔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갔다.

골목 전체에 가득히 쌓인 옅은 빨강,

뱀처럼 생긴 생물들의 거대한 산이 어린 나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무섭기보다 신기하고도 놀라운 광경이었다.

연탄불을 마주 놓고 앉아 꿈틀거리며 익어가는 곰장어와

그 서걱이면서도 아작아작 쫄깃한 식감

맵고도 연탄 특유의 불향과 씹을수록 고소한 그 맛은

나에게 오랫동안 남아있다.

그래서 곰장어를 애정한다.

그러나 먹으러 가진 않는다.

나의 소중한 기억들을 감히 다른 곰장어에게 내어줄 수 없다.


오늘은 아이들의 인생 첫 번째 곰장어 경험이다.

딱히 거창하게 말로 하진 않지만

아이들에게도 나처럼 특별한 날로 기억되길 바란다.




*조개구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른 글로 써야 될 것 같다.

조개구이의 특별한 추억은 긴 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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