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가 상처받은 시대에, 다시 믿음을 회복하는 이야기
오래 전의 일이다.
해외 아동 후원을 하는 것이
주변에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도 했다.
후원하는 아이의 작은 사진과 함께 편지가 오기도 한다.
책상 위에 놓인 사진을 보면서 예상보다 더 큰 행복감을 느꼈었다.
매달 자동이체 되는 작은 금액이 누군가의 밥이 되고 학교가 될 거라는 믿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후원금의 사용처가 불투명하게 느껴졌던 순간들도 있었다.
뉴스 기사나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였다.
대입에서도 봉사 시간이 제외되었다.
봉사 활동의 과열 때문이었다.
학생들의 봉사 활동은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봉사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일까?
투명하지 않은 선의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선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거리두기를 선택하게 되는 아이러니.
이건 단순히 단체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 시스템의 붕괴다.
사람들은 나쁜 일을 해서가 아니라, 좋은 일을 믿지 못해서 멈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 마음이 있다.
지켜야 할 가치는 여전히 남아있다.
후원은 기록이 아니라 관계이다.
그것은 사회를 움직이는 에너지의 순환이다.
그것이 우리가 다시 시작해야 할, 진짜 운동이다.
좋은 꿈을 꾸었다.
뜻깊은 날을 기념해서 후원하는 단체를 하나 더 늘렸다.
선의는 결국 믿음의 언어다.
그 언어가 사라지면,
좋은 일조차 냉소로 변한다.
우리가 다시 봉사를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는
그 행위가 아니라 그 파동 때문이다.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덜 외로워지고,
한 사람의 마음이 다시 세상을 믿게 된다면
그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기록되지 않아도 괜찮다.
봉사는 증명보다 진심으로 남는다.
나는 여전히 믿고 싶다.
사람의 선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 하상바오로의 집 : 천주교 산하 가락시장 내 행려병자와 노숙자를 위한 무료급식소
* 생명의 집 : 천주교 수원교구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산하 미혼모를 위한 시설
* 그린피스 : 환경 단체
* 내셔널트러스트 : 지역 및 문화유산 보전을 위한 단체
* 국경없는 의사회 : 해외 의료 지원
나는 다시 믿음을 걸기로 했다.
내가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곳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