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억제, 회피, 자기와 타인 비난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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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논문 〈A Meta-Analysi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Emotion Regulation and Social Affect and Cognition〉 (Salazar Kämpf et al., 2023, Clinical Psychological Science)
정서 조절은 단지 ‘나의 기분을 다스리는 기술’일까,
아니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능력과도 연결되어 있을까?
2023년, Salazar Kämpf et al. 연구팀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 세계 58개의 독립 연구(총 549개의 효과크기)를 통합 분석했다.
그들은 정서 조절(Emotion Regulation, ER)이 사회적 정서(social affect) 와 사회 인지(social cognition) ― 즉 공감, 연민, 타인의 관점 이해와 어떤 관련을 맺는지를 통계적으로 검증했다.
이 연구는 정서 조절 방식을 적응적(adaptive) 과 비적응적(maladaptive) 전략으로 구분했다.
적응적 전략: 인지 재평가(reappraisal), 수용(acceptance), 마음챙김(mindfulness), 긍정적 주의 전환(refocusing), 문제해결(problem-solving) 등.
비적응적 전략: 반추(rumination), 억제(suppression), 파국화(catastrophizing), 회피(avoidance), 자기·타인 비난(blame) 등.
즉, 감정을 ‘통제’하는가보다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해석하고 반응하느냐가 핵심 변수였다.
인지적 공감(cognitive empathy)과 ρ ≈ +.22 —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능력이 뚜렷이 향상.
정서적 공감(affective empathy)과 ρ ≈ +.07 — 타인의 감정을 감지하되, 감정에 휩쓸리지 않음.
연민(compassion)과 ρ ≈ +.19 — 타인의 고통을 보고 도와주려는 친사회적 감정 강화.
공감 고통(empathic distress)과는 ρ ≈ –.12 — 타인의 슬픔을 내 감정 부담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감소.
적응적 전략을 잘 사용하는 사람은 타인의 감정을 ‘건강하게 느끼고’,
그 감정에 빠지지 않으며, 공감하면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다.
인지적 공감과 ρ ≈ –.11 —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 저하.
공감 고통과 ρ ≈ +.19 — 타인의 감정에 과도하게 몰입, 정서적 피로 증가.
즉, 억제·반추·비난 등의 전략은 감정을 ‘누른다’기보다 감정을 왜곡시켜
결국 타인과의 감정적 연결(relationship attunement)을 흐리게 만든다.
연구진은 정서 조절이 단지 내면 안정의 기술이 아니라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 의 핵심 구성 요소라고 결론 내렸다.
감정을 재구성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의 내면도 재해석할 수 있고,
자기 감정에 압도되지 않는 사람은 타인의 고통에도 잠기지 않는다.
즉, 감정을 ‘잘 다루는 법’을 익힌 사람은 관계에서도 ‘안정된 공감’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