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코넬이 떠난 후, 노라 존스의 편곡 버전
노라 존스의 노래를 듣다가 기록으로 남긴다.
Soundgarden의 Black Hole Sun을 그녀가 편곡한 곡이다.
올해의 짧디 짧은 가을에는 이 곡을 자주 들을 것만 같다.
Soundgarden의 Black Hole Sun과 그런지 음악
Black Hole Sun은 1990년대 그런지(grunge) 음악의 상징 중 하나이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 미국 시애틀(Seattle) 지역에서 등장했다. 당시 음악계는 화려한 록 스타, 과장된 기타 솔로, 번쩍이는 MTV 영상으로 가득했었다. 그런지 뮤지션들은 그런 걸 거부했다. “그건 진짜가 아니야.” 그래서 더 날것이고, 처절하고, 솔직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름 ‘Grunge’는 grungy (지저분한, 거칠고 때 묻은)에서 나왔다. 즉, “광택 없는 현실의 소리.”
음악적 특징
그런지 음악의 음악적 특징은 거칠고 두꺼운 기타 사운드 (디스토션 가득한 퍼즈톤), 중저음의 베이스라인, 느린 박자와 폭발적인 클라이맥스, 슬픔, 분노, 냉소, 자기혐오 같은 정서를 담은 가사, 완벽한 보컬보다는 터져나오는 진심과 절규 그러니까 그런지 음악은 청결하게 다듬은 록이 아니라, 감정이 그대로 삐져나오는 음악이다.
대표 밴드와 인물 및 대표곡들
대표 밴드와 인물들로는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Smells Like Teen Spirit”, Soundgarden의 크리스 코넬 “Black Hole Sun”, Pearl Jam, Alice in Chains, Temple of the Dog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시애틀 출신이거나 그 장면(Scene)과 연결돼 있었다. 그래서 이 음악은 종종 ‘시애틀 사운드(Seattle Sound)’라고도 불렸다.
정서적 핵심
그런지는 단순히 “우울한 음악”이 아니다. 그건 진짜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저항이다. 세상의 규칙, 사회적 가면, 성공의 허상에 대한 피로감,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끝없는 질문. 그 모든 걸 솔직히 내던진 게 그런지이다.
"나는 화려하지 않아. 나는 불안하고, 엉망이고, 살아있어."
Soundgarden의 Black Hole Sun
크리스 코넬이 쓴 가사답게, 이건 단순히 어둡거나 우울한 노래가 아니라 세상의 위선, 인간의 고독, 그리고 정화와 해방에 대한 갈망을 상징적으로 노래한다. 이 노래는 “파괴를 통한 정화”에 관한 노래이다. ‘Black Hole Sun’은 실제로 태양을 가리는 어둠이 아니라, 모든 위선과 거짓을 빨아들여 없애주는 상징적인 태양의 블랙홀이다. 크리스 코넬은 그 어둠 속에서 오히려 순수한 진실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곡은 어둡지만, 동시에 아주 아름답다.
https://youtu.be/3mbBbFH9fAg?si=7nXaseUliCXRAuQL
“모든 거짓의 빛을 삼켜버린 그 어둠 속에서,
비로소 진짜 빛이 태어난다.”
크리스 코넬의 사망과 노라 존스의 편곡
크리스 코넬은 2017년 5월, 디트로이트 공연 직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Soundgarden, Audioslave, Temple of the Dog 등 밴드를 통해 90년대 그런지 씬의 철학과 분노, 영혼의 어둠을 음악으로 표현했던 사람이다.
그의 죽음 이후, 여러 추모 무대가 열렸는데 노라 존스가 2017년 8월 Seattle’s Paramount Theatre에서 열린 “Chris Cornell Tribute Concert”에서 이 곡을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서 불렀다. 노라의 버전은 원곡의 폭발적인 절규 대신, 잔향처럼 남은 고통과 그리움을 담고 있어. 원곡이 “세상의 위선을 태워버리는 태양”이었다면, 노라의 버전은 “사라진 그 사람을 향한 빛 없는 기도”에 가깝다.
피아노 한 대,
거의 속삭이듯 부르는 목소리,
‘Black Hole Sun’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녀의 숨소리마저 슬픔이 돼서 울려 퍼진다.
그건 마치
“당신이 사라진 이 세상은 여전히 거짓된 빛으로 가득하지만,
그래도 당신의 노래는 우리 안에서 남아있다”는 말처럼 들린다.
https://youtu.be/XbQ08Ixczvo?si=srjfUEW2LNxPwqqK
가사 의역 버전
세상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은 텅 비어 있어.
거짓된 미소, 모래 같은 말들,
그 속에서 나는 점점 녹아내리고 있어.
어른들은 순진한 척하고,
아이들은 진실을 보지 못한 채 자라나.
모두가 가면을 쓰고,
햇빛은 너무 강해서 오히려 눈이 멀어.
그리고 나는 속으로 외쳐.
“블랙홀 선(Black Hole Sun)이여, 제발 와서
이 거짓된 세상을 삼켜버려.”
모두의 얼굴에서 그 위선의 미소를 지워줘.
세상의 거품 같은 빛을,
그 커다란 어둠으로 빨아들여줘.
비가 내리는 날이면,
모든 게 씻겨나가길 바라.
나는 젖은 길 위에 서서,
무너져가는 세상을 바라본다.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뉴스는 여전히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가고,
누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
그럼에도 나는 계속 기도하듯 중얼거려.
“블랙홀 선이여, 다시 와줘.
우리를 삼켜서,
이 가짜 같은 세상을 깨끗하게 만들어줘.”
마지막엔 묘한 평화가 찾아와.
모든 게 사라지고,
모든 게 고요해졌을 때
나는 잠깐, 자유를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