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커플의 특징

그들이라고 해서 불행한 커플보다 싸우는 주제가 약한 건 아니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행복한 커플의 특징에 대한 실험 결과를 봤다.

아쉽게도 출처는 기억나지 않는다.


행복한 커플과 불행한 커플의

싸우는 내용이나 주제, 강도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행복한 커플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갈등의 순간을 '확장하지 않고', 잠시 멈추었다.

시간을 두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

다시 말해, 지연의 기술이 있었다.




연인 혹은 배우자와 싸우는 이유는

대체로 비슷하다.

"그때 왜 그랬어?", "또 그러네."

이런 대화는, 늘 같은 구조를 반복한다.


행동으로 해결될 문제는 단순하다.

한쪽이 바꾸거나, 다른 한쪽이 포기하면 된다.

그러나, 가치관이나 결핍에서 비롯된 갈등은

늘 같은 것으로 싸울 뿐만 아니라

더 격해진다.




시간이 흘러도

자신의 결핍과 닿아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격한 감정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상대와의 갈등이라고 착각하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 결핍이다.

그 갈등은 상대의 결점이 아니라

나의 상처를 건드리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불만과 두려움,

직면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들.

그러니, 상대가 설령 다른 이로 바뀐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상대 탓을 하는 것은 쉽고 동시에 쾌감이 있다.

'나의 결핍을 바라보게 한

너'를 응징하는 즐거움이라니.

즐겁지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 갈등을 잔뜩 부풀리고 영역을 넓혀서

강력한 장풍처럼 상대에게 쏘아붙인다.


심장에 칼을 꽂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육체적 상해와 맞먹는 상처를 낸다.


그런 행위들에는 일시적인 권력감이 있다.

그러나 그 쾌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모든 것들을 다 쓸어버린 전쟁터처럼

그 뒤에 남는 전리품은 이미 전쟁으로 다 망가져버렸다.


감정의 폭풍우는 가라앉지 않는다.

자신의 결핍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

그 원인은 영영 찾을 수 없다.

폐허 위에 피를 흘린 채 홀로 남겨진다.




행복한 커플은

갈등을 지연시키는 스킬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자신의 결핍을 인정하는 순간을

스스로 받아들이는 성숙된 사람들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상대의 성장의 시간을

충분히 허락하고 기다려주는 태도.


성숙해질수록

싸움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다루는 방법이 달라진다.

그러니 실험결과라기 보다는

삶의 훈련에 가까운 이야기이다.


단순한 실험결과를

따라가기에는

참 어렵고도 험난한 여정이 따르는 것도 같다.


그렇지만

그저 그렇게 바란다.

세상에 그런 지연의 기술을 가진 커플들이

조금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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