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타협 사이를 오가며 헤매고 있다면,
*사진: Unsplash
누구나 알고 있듯이,
죽음을 수용하는 5단계가 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sabeth Kübler-Ross)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심리적으로 거치는 다섯 단계를 제시했다.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이별은 작은 죽음과도 같다.
이별의 단계는 한가지가 더 있는 것 같다.
바로 좌절이다.
부정-분노-타협-좌절-우울-수용
좌절은 내가 노력했는데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다.
부정의 방어는 깨졌고,
분노로도 해소되지 않고,
타협의 시도마저 실패했을 때,
사람은 좌절감을 통해 현실의 불가역성을 체험하게 된다.
좌절은
자아의 힘이 멈추는 지점이다.
이 감정이 찾아오는 이유는 '통제하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이 관계는 아직 구할 수 있을 거야."
이런 통제의 시도는 결국 붕괴된다.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어."라고.
그래서 생기는 것이 좌절이다.
좌절은 분노처럼 타인을 향하지도,
우울처럼 완전히 무너지지도 않는다.
그 둘 사이에서 "이제 정말 어쩔 수 없구나"를 배우는 감정이다.
좌절은 상실을 경험하는 문턱이다.
수용으로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지나야 하는 문.
이 감정을 건너뛰면,
반복적으로 분노와 타협 사이를 오가며 헤매게 된다.
좌절을 충분히 느낀 사람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힘들지만
그걸 인정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수용의 시작이다.
이제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깨달음의 관문이다.
죽음이나 이별을 진짜로 받아들이려면,
이 좌절의 순간을 충분히 통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