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은 당신의 삶이 시작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이다.
『헤르메스 비의, The Hermetic Arcanum』 번역과 주해, 이호창 역/해설. 을 읽고
상실, 실패, 우울이라는 형태로 삶이 무너져 내릴 때,
현대 사회는 우리에게 너무나 성급하고 피상적인 위로를 건네곤 합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시간이 약이야, 더 힘든 사람도 많아. 와 같은 말들은.
우리의 깊은 고통을 제대로 애도할 기회조차 박탈하고,
서둘러 정상적인 삶으로 복귀하라고 재촉합니다.
그러나 연금술의 지혜는 우리에게 정반대의 길을 가리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어둠 속으로 더 깊이 걸어들어가,
그 고통의 의미를 정면으로 마주하라는 것입니다.
당신의 삶이 무너저 내린 것은,
당신이 무언가를 잘못했기 때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어쪄면 그것은 당신의 영혼이,
당신이 그동안 너무나 좁고 불안정한 집 안에서 위태롭게 살고 있었음을 알려주기 위해,
스스로 낡은 집을 허물어버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 『헤르메스 비의, The Hermetic Arcanum』 번역과 주해, 이호창 역/해설. 3장 2절 해설
기존의 믿음은 용해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경계가 흐릿해지는 극심한 혼란을 경험한다. 이제까지 나를 지탱해주던 모든 신념들은 더 이상 나에게 아무런 힘도 주지 못하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모든 답을 잃어버린다. 이것은 마치 망망대해에 홀로 표류하는 듯한 끔찍한 공포를 동반한다.
그 공포의 이면에 용해의 진정한 축복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지키려 했던 믿음은 우리를 보호하던 성인 동시에, 우리를 가두고 있던 감옥이기도 했다.
너무나도 경직된 자아의 구조는
삶의 새로운 가능성과 더 깊은 차원의 진실이 우리에게 흘러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용해는 낡고 경직된 자아의 감옥을 녹여, 다시 생명의 바다와 연결시켜주는 신성한 과정이다.
슬픔의 눈물은 마음을 녹이는 가장 강력하고 신성한 용매이다.
이 눈물의 바다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낡은 정체성을 떠나보내고,
무한 가능성의 존재로 돌아가게 된다.
- 『헤르메스 비의, The Hermetic Arcanum』 번역과 주해, 이호창 역/해설. 3장 2절 해설 중 발췌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