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되는 순간의 느낌들

짧은 찰나가 길게 늘어나는 것 같은 순간, 반복해서 떠오르는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내면 차원이 비슷한 이들을

매우 드물게 만날 때가 있다.


만남이라기보다는

서로 알아보는 일에 가깝다.

이것은 로맨틱한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존재가 서로를 기억해 내는 일이다.

그런 만남에서는 '공명'이 일어난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매우 미묘하고도 이상한 순간이다.


가장 강력한 느낌은

상대와 마주한 채 시간이 멈추는 순간

모든 움직임이 정지하고

상대의 얼굴이 정지화면이 되어, 그 순간이 길게 늘어난다.

가끔은 그 짧은 찰나에

상대의 동공이 확장되거나

스쳐 지나가는 표정 변화를 볼 수 있다.


매우 짧고도 미묘한 변화임에도

그 순간은 선명한 정지화면처럼 정확하게 각인된다.


성당의 성화를 볼 때 느껴지는 그 황홀감 -

시간이 멈추고 차원의 밀도가 달라진다.

성인들의 그림을 대할 때,

마치 성인의 머리 주변에 휘광이 있는 것만 같은 그런 이상한 기분


숭고미는 압도적인 초월의 진동이라면,

성인들의 그림을 볼 때 느끼는 황홀감은

보다 부드럽고 안전한 회귀의 감정이다.

마치 오래 전의 고향으로 돌아온 듯한 평온함.


사람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시간이 멈추고 순간이 늘어나면서

익숙한 장소에 당도한 것만 같은 기분.


나는 상대를 알아보고,

상대도 내가 상대를 알아보았다는 것을 안다.


그건 머리로 하는 인지가 아니다.

직감과 감정이 동시에 반응하는 감각이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느꼈다'는 것은 알지만,

그 느낌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모를 수 있다.


이성의 언어로만 사는 사람에게

그 경험은 아마도

이상하고 낯선, 그리고 아름다운 순간일 것이다.

바로 그때,

각자가 가진 고유한 파동이 서로 공명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침묵

처음 만났음에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익숙함

상대방의 표정 동작 말투를 무의식적으로 따라 하게 되는 부드러운 동조


그건 사랑과도 닮았지만

꼭 사랑만은 아니다.

공명은 인간이 '진동하는 존재'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공명하는 대상과는 동일한 내면 차원에서 접속하게 된다.

그러니, 내면차원의 상승을 원한다면

보다 높은 차원의 이들과 공명을 늘려가면 된다.

그리고 영혼의 여정에서 주변인들이 정리되는 것은

그리 슬퍼할 일은 아니다.

이는 그들과 파동이 달라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1. 감정 수용성 (Emotional Openness)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느끼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감정에도 공명한다.

감정은 진동이므로, 닫힌 사람은 그 파동을 인식하기 어렵다.

감정의 미세한 결을 허용하면, 타인의 파장도 투명하게 들어온다.


“감정이란, 세상을 인식하는 가장 빠른 신경 언어다.”
— Antonio Damasio, 『느끼므로 존재한다(The Feeling of What Happens)』


2. 주의의 깊이 (Depth of Attention)

공명은 집중이 아니라 깊은 주의에서 일어난다.

존재를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

이때 뇌는 상대의 미세한 표정, 호흡, 억양을 미러링 한다.


“진짜 주의는 타자를 바라보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 Simone Weil


3. 미러 뉴런 활성 (Mirror Neuron Activation)

공명을 느끼는 순간, 뇌의 미러 뉴런 네트워크가 동시에 발화한다.

상대의 표정을 볼 때 자신의 뇌가 그 감정을 직접 느끼는 것처럼 반응한다.

즉, 공명은 신경적 차원의 공감 반응이다.


ENFP나 HSP 같은 사람들은 이 회로가 특히 민감하게 작동한다.


4. 언어보다 감각 중심의 사고 (Right-Hemisphere Dominance)

공명은 좌뇌보다 우뇌에서 일어난다.

그래서 말이 많아질수록 공명은 깨지고,

침묵 속에서는 오히려 파동이 깊어진다.


“조용할수록 마음은 진실한 소리를 듣는다.”
— Eckhart Tolle


5. 내적 정직함 (Inner Congruence)

내면의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 파동이 ‘투명’해진다.

공명은 진동이 같을 때 일어나기 때문에,

거짓이 섞인 마음은 진동수를 흐리게 만든다.


6. 비판보다 이해를 선택하는 태도 (Empathic Attunement)

타인을 평가하거나 해석하려는 대신,

저 사람은 왜 그렇게 느꼈을까 하고 스스로 조율할 때

에너지가 일치하며 공명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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