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2025)
*사진: Unsplash
친구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다.
극도로 뛰어난 영상미와 색채감에 눈을 뗄 수 없다.
프랑켄슈타인 원작의 프리퀄 같은 느낌이다. 빅터 박사와 그 아버지의 이야기가 메인 테마 같다.
영화 '판의 미로'로 유명한,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30년의 염원을 담아 만든 작품이라는 말에 끝까지 보기로 했다.
아니, 한 번만 보기에는 아까운 영화이다. 영화관에서 할 때 몰랐던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
가. 현존하는 가장 시적이며 인간적인 괴물 감독, 그에게 붙은 별명이다.
“Monsters’ Poet(괴물의 시인)”
그는 괴물을 외롭고 배제된 존재들의 은유로 다룬다. 그래서 괴물 장르를 인간학과 철학으로 끌어올린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비평가들이 말하는 핵심 포인트이다.
괴물을 악으로 단정하지 않는다.
괴물 속에서 인간을, 인간 속에서 괴물을 본다.
공포 대신 연민, 고독, 존엄성을 선택한다.
폭력보다 애도와 치유를 중심에 둔다.
그레서 그의 영화는 괴물 영화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인간성 연구라는 평가가 많다.
나. 세계관 구축 능력이 독보적이다.
그의 괴물, 신화, 미술, 세계관에 대한 집착적 통합능력을 비평계에서 높이 평가한다.
모든 영화에 오리지널 괴물 세계관이 있다.
괴물 디자인을 직접 스케치
미술, 의상, 색체 심볼을 감독 본인이 통제한다.
고딕, 스팀펑크, 동화, 식민지사, 종교학 등을 통합한다.
그는 영화감독이자 미술감독, 괴물학자 그리고 스토리 세계 구축자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다. 괴물의 외부가 아니라 내면을 찍는 감독
“del Toro doesn’t film monsters.
He films the inner wound that creates the monster.”
그는 괴물을 찍지 않는다.
괴물을 만든 '내면의 상처'를 찍는다.
그의 영화는 트라우마, 폭력, 배제, 전쟁, 가정폭력, 고독의 심리학적 기록으로 읽힌다.
라. 정치적 윤리적 메시지가 강한 감독
그는 다음의 문제들을 반복적으로 다룬다.
파시즘
권력의 폭력성
국가 가정의 억압 구조
약자 아이 타자의 고통
사회적 배제
'판의 미로'에서 그는 스페인 내전의 폭력을 판타지로 암호화했고
'셰이프 오브 워터'는 냉전기의 폭력적 국가를 비판했다.
마. 장르 영화의 언어를 예술로 승격시킨 감독
그는 B급, 고딕, 괴물 장르를 다루지만 완전히 예술 영화처럼 만들었다는 평가가 강하다.
촬영, 색채학, 미술, 소품, 신화학, 인류학, 문화적 상징 이 모든 것들을 하나로 녹여서 알폰소 쿠아론, 이냐리투, 봉준호 감독처럼 이미 거장 등급으로 인정 받는 감독이다.
바. 배우, 스태프들이 가장 신뢰하는 감독
현장에서 유명한 에피소드들이 많다. 그는 모두에게 극단적으로 친절하고 감정적 처벌이 없다. 예술적 통제는 강하지만 사람을 존중한다. 자기 고집을 관철시키는 대신 사람을 설득한다. 그와 작업한 배우들은 모두 그와 다시 작업하겠다는 말을 한다. 이는 힘, 폭력, 조종, 지배로 팀을 끌고 가는 감독들과는 대척점에 있다.
사. 델 토로 감독을 따라다니는 표현들
괴물의 시인 (Poet of Monsters)
고딕 미술의 장인 (Master of Gothic Aesthetics)
트라우마의 영화감독 (Director of Trauma)
현대 가장 인간적인 판타지 감독 (Most Humanistic Fantasy Director)
상처받은 존재의 대변자 (Advocate for the Wounded)
가. 30년 동안 감독이 준비한 ‘평생의 꿈’이었다
그는 1990년대부터 《프랑켄슈타인》을 영화화하고 싶다고 말해 왔다. 2008년, 《헬보이 2》 이후 정식으로 각본까지 쓰기 시작했지만 스튜디오가 "너무 어둡고 예술적"이라는 이유로 계속 거절했다. 그는 “이 작품은 내 심장에 가장 가까운 이야기”라고 여러 인터뷰에서 말했다.
2. 감독은 ‘괴물’을 찍기 위해 20년간 Creature 디자인을 따로 축적해왔다
그는 젊을 때부터 ‘괴물 노트(monster notebook)’라는 스케치북을 만들었다. 프랑켄슈타인 Creature에 대한 스케치는 약 20년간 축적됨. 넷플릭스 제작진이 공개한 스케치들 중 일부는 2000년대 초반 것으로, 그는 “언젠가 꼭 이 Creature를 세상에 보여주겠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이번 Creature 디자인은 “그의 괴물 미학의 결정판.”
3. 마침내 영화화가 가능해진 이유 — ‘Netflix는 간섭을 하지 않았다’
전통 스튜디오는 프랑켄슈타인을 “더 상업적으로 바꾸라”고 요구했지만 그는 원작의 깊은 고딕적 비극성을 훼손하고 싶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오히려 “당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만들라”고 허용함.
그래서 영화는 극단적으로 어두운 감정선·고딕 미술·철학적 서사를 그대로 유지했다.
“넷플릭스는 이 영화 제작에 단 한 번도 간섭하지 않았다.”
4. Creature 실사 메이크업이 ‘역대급 난이도’였다 - CG가 아니라 전통적인 실사 분장
하루 4시간 이상 메이크업, 전신 보디 슈트 + 실리콘 레이어 + 분장 7단계를 거쳤다.
제작진이 “현대 영화에서는 거의 사라진 방식”이라고 평가함.
피부 호흡 문제 때문에 쿨링 시스템까지 필요했다고.
감독은 “괴물은 반드시 ‘살아 있는 고통’을 관객에게 보여야 한다”고 말함.
5. 빅토르 역 캐스팅은 감독이 직접 집요하게 설득
감독은 오스카 아이삭을 “내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1순위”라고 생각함.
스케줄 문제로 거절하려던 아이삭에게 감독이 정식 각본과 30년 제작 노트 전체를 보내 설득.
아이삭은 “감독의 열정이 너무 강해서 거절할 수 없었다”고 인터뷰에서 밝힘.
6. Creature가 Jacob Elordi로 결정된 이유 — 키, 체격, ‘슬픔’
감독은 이 캐릭터에 “힘과 비극이 동시에 있는 얼굴”을 원했다.
엘로르디의 큰 키(약 196cm)와 긴 팔다리가 “괴물의 외로움과 아름다움을 공존시키기 적합했다”고 평가.
감독은 “그는 거인의 몸에 소년의 눈을 가진 배우”라고 말함. “슬픔이 각인된 존재”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
7. 북극 장면은 실제 얼음 위에서 촬영하려다 취소
델 토로는 처음엔 실제 북극권 촬영을 원했으나, 생존 위험 때문에 제작사가 만류했고, 결국 대형 세트를 1:1로 제작해 촬영. 세트는 한겨울 온도(영하 10도)를 유지하며 촬영했다고 함.
8. 원작과 결말이 달라진 이유 — 감독의 ‘용서’에 대한 개인적 신념
감독은 원래 괴물이 죽는 원작 결말을 그대로 갈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생각이 바뀌었고, 그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 너무 많은 파괴가 있었다. 이제 예술에는 연민이 필요하다.”
‘자기 존재를 찾아 떠나는 결말’을 택했다. 폭력과 파괴가 아니라 구원의 가능성을 남긴 구조.
9. 감독 본인의 ‘아버지-아들’ 트라우마가 반영된 작품
그의 실제 아버지는 납치 사건을 당해 감독이 몸값을 지불하고 구해냈던 적이 있다. 그 경험 이후 그는 “가족적 상처와 미해결된 죄책감”을 계속 예술로 다루었다. 이 영화는 창조자-피조물과 아버지-아들의 관계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10. 스튜디오가 두려워한 ‘폭력 장면’들을 넷플릭스는 허용했다
괴물이 세상에 버림받는 장면,
인간에게 학대받는 장면,
빅토르와의 격렬한 충돌 장면 등
원작의 잔혹성과 비극성을 다시 구현.
“괴물이 괴물이 되는 이유는 폭력이 아니라,
사랑받지 못한 데 있다.
이걸 보여줄 수 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