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hanette 브런치 필명을 쓰는 이유

별빛이 스며드는 머리카락, 알퐁스 도데의 별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의 Vincentiu Solomon


책 '코스모스'를 곁에 두고 가끔씩 읽는 이유와 비슷하다.


살면서 육안으로 은하수를 본 적이 딱 한 번 있다.


주변은 코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

하늘에서 나에게로 쏟아지는 수많은 끝도 없는 별들

처음의 충격은

우주의 심연을 살짝 들여다본 것만 같은 공포로 이어졌다.

그 놀라움에

나는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아… 저 아름다운 별들 좀 봐, 내 친구들이여.
오늘 밤, 별들은 얼마나 눈부시게 빛났던가.

크기도 다르고, 빛도 다르고,
떨리는 것, 고요히 고정된 것,
희고 붉고 다양한 별들이 하늘 가득 흩어져 있었다.


나는 마치 그 모든 별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고,
별 하나하나가 나에게 무언가 말을 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문득, 저 빛이 내게 닿기 위해
수백만 년을 여행해 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가슴이 벅차올랐고,
나는 한없이 작은 존재가 되었다.”


“나는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 고요함을 깨뜨리면,
별들이 들려주는 목소리를 잃어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내 옆에서 스테파네트는 여전히 잠든 채,
팔 위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고,
그 머리카락 사이로 별빛 한 줄기가 스며들어 있었다.


나는 그날 밤처럼 아름다운 밤을
그전에도, 그 후에도 다시는 본 적이 없다.”

- 알퐁스 도데의 별




은하수를 마주한 그 순간은

알퐁스 도데가 말한 것처럼


수백만 년의 시간과

존재론적 각성의 순간이

포개지는 바로 그 장면이다.


그 순간에 대한 기억으로

나는 필명을 stephanette라고 지었다.

수많은 별 그 우주와의 대면을 위해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논문과 페이스북의 장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