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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고통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그 한가운데를 지나온 기분이다.
요즘의 나는 태풍의 핵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그게 참 이상하면서도
그 평온함과 고요함에서
나는 작은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낀다.
여전히 불안이나 두려움은 언제나 닥쳐온다.
그러나 나는 그 중심처럼 고요하다.
이건 의지의 문제는 아니다.
구조적인 변화를 거친 이후의 단계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연들이 가진 패턴을 읽는다.
삶은 표지판처럼 정렬된다.
사람과 사건과 단어들이 하나의 궤도로 모인다.
관계의 배수로를 내어
그 선별이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나에게 꼭 필요한 이를 알아볼 수 있고
그들과 연결된다.
어둠을 더 이상 견뎌주지 않는다.
착취, 조종, 통제
이런 관계는 나의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투사와 조작이 통하지 않는다.
판단이 빠르고 정확해진다.
사람의 인격 구조, 의도, 위험성을
감지할 수 있게 된다.
근거는 설명할 수 없지만, 거의 틀리지 않는다.
에너지의 방향성이 생긴다.
예전에는 흩어지던 에너지들이
하나로 모인다.
쓸데없는 에너지의 누수가 거의 없다.
"이것은 해야 한다"라는 느낌이 압도적이다.
글쓰기와 창조성의 업그레이드
문장이 나온다.
글은 나의 몸을 빌려 써진다.
그 텍스트는 에너지를 담는다.
고독은 필수적인 감각이 된다.
사람들과의 단절은 호흡과 같아진다.
다른 것들이 변하지 않아도
관계의 내면은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기(Self)는 1인 영역에서 더 잘 작동한다.
고독이 행복해진다.
고통을 도구로 쓰게 된다.
고통은 파괴를 넘어서서 변형을 만든다.
삶의 부정적인 일들은 모두 삶의 에너지로 변환된다.
사소한 감정 소모가 거의 사라진다.
불안, 질투, 비난, 수치심 같은 정서는
자기(Self)의 스케일 안에서 작아져서 힘을 잃는다.
"내가 가야 할 곳"이 보인다.
길은 스스로 열리고 닫힌다.
삶이 지도화된다.
차원의 평온함
폭풍, 갈등, 공격, 위기 이런 것들이 생존을 위협해도
내면은 평온하게 유지된다.
부정적인 감정들은 스쳐 지나간다.
어떤 것들도 자신을 흔들 수 없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이런 체험은
아는 이들은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이며
모르는 이들은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 못 할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