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잃어버린 책 그 후의 이야기
*사진: Unsplash
꿈을 꾸었다.
매우 오래전에 꾼 꿈이다.
아마도 작년 정도였을까
꿈일기를 쓰면서 생기는 변화는
깨어 있을 때 갑자기 잊어버린 꿈의 장면들이 지나간다.
그 장면은 매우 흐릿해서
꿈인지 알지 못하다가
문득,
"아! 그게 꿈의 일부였구나"라고 몇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는다.
그리고 나는 꿈의 조각들로 퍼즐을 맞춘다.
예전에 꾼 꿈에 대해서
적극적 상상을 했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꿈을 가지고 하는 작업에 대한 것이다.
예전의 꿈이다.
도서관에서 서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입구 쪽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인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보니
친하게 지내던 사서가 나에게 말한다.
"책이 없어졌어."
거대한 책 받침대(Lectern)에 펼쳐진 채로 전시되어 있던
그 양장본의 커다란 책은
도서관의 상징이나 다름없던 책이다.
"그걸 누가 가져가요?"
"그러게"
"가져간다고 해도 그다지 놓을 곳도 없을 텐데"
"책 이름이 뭐였지? 다들 기억을 못 하네"
"저도 기억이 안 나는데..
누가 가져갔다 해도 다시 가져올 거예요."
도서관의 중심이었던 책이 사라졌다.
그건 나의 정체성일지도 모른다.
그 꿈을 다시 기억해 냈다.
내가 쓴 글인 줄 알았던
어떤 작가의 에세이를 보다가 갑자기 떠올랐다.
그래서 꿈에게 질문을 했다.
"그 책은 다시 찾았어?"
그랬더니 마음이 대답을 했다.
"응"
"잉? 어디서?"
그랬더니 마음은 다시 대답을 했다.
"투명해졌더라고"
"뭐라고?"
"잃어버린 적이 없었던 거야. 다만 눈에 안보였을 뿐."
"하아... 이런. 그랬구나. 투명이라..."
내가 고통 속에서 잃어버렸던
정체성은 잃었던 적이 없었다.
그저 눈에 안보였을 뿐.
어쨌든 투명해졌다니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