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에 대해서

선물은 마음을 담아서 하는 것인데 고통의 기억으로 변했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잘하고도 실용적인 선물로 주변 사람들을 늘 챙겼다.

생일이나 기념일뿐만 아니라

아무런 날도 아닐 때 툭! 하고 선물하는 것을 좋아한다.


선물을 고르면서

나는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앞으로 함께 할 순간을 예상하며 약간 설렌다.


일상의 자잘한 불편함들을 겪는 이들에게

그 문제를 해결할 작은 물건들을 주는 것도 좋아한다.


부담스럽지 않게

친구에게 실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선물을 주기도 한다.

"이거 가져가서 드셔."

"와! 이거 너 먹지 왜 날 줘?"

"으응, 나는 그거 별로 안 좋아해."

안 좋아하는 것이 집에 있을 리는 없다.

매우 애정하는 것이니까 주는 것이다.


십수 년이 지나서도 그 친구는 그때 그 간식 이야기를 한다.

"진짜 안 좋아하는 줄 알았잖아. 잘 먹긴 했지.

최애 간식을 안먹고 날 준거였어?!!" 라며

변함없는 레퍼토리로 잊을만하면 이야기한다.


그러나 최근 몇 가지 일을 겪으면서 선물과 관련해서 고통을 받았다.


하나는 이상한 이야기다.

친구가 있었다. 나도 그렇듯이 그 친구도 선물을 자주 한다.

우정이나 믿음이라는 단어가 있다면 그녀에게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평범하지 않은 선물들도 꽤 받았다.

쓰던 물건들이나 고가의 명품이라거나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되었다. 그녀의 말실수로

흡운술이라고 하나 흑마술 같은 건지 일본의 비방 같은 것인지는 모른다.

그녀는 그렇게 믿으니 그런 짓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부적을 쓰는 것처럼 그녀는 선물에 비방을 걸어서 나에게 주었었다.

운을 빼앗겼다고 하는 말은 아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친구를 하나 잃었다.

그 지점이 가장 뼈저리게 마음 아프다.


또 하나는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잘 챙겨주던 동료들이 나를 배반했던 일이다.

선물을 해주고 일을 줄여준 것이 문제였을까라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동안 아무에게도 선물을 하지 않았다.

내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의 친구들과 멘토 그리고 스승님들

그러나 그마저도 일련의 사건들로 고통받아야 했다.


선의가 악의로 물들어가는 과정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이후로는

선물을 거의 하지 않는다.

가끔 고마울 때, 생각날 때가 있긴 하다.

그러나 여러 번 참는다.

선물은 나에게 고통스러운 기억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그 기억은 눈가에 살짝 눈물로 맺히기도 한다.

나는 얼른 손을 올려 눈가를 훔쳐낸다.

과거가 만들어내는 눈물이 앞으로도 꽤 남았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언젠가는 선물을 생각해도 아무렇지 않을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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