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추운 겨울에 간 것은 처음이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영하 10도라고 하는데 오돌오돌 떨면서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을 다녀왔다.

새벽보다는 날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갑자기 너무 추워져서 갈비뼈가 아플 정도다.


'가다 밥'이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어도

진짜 그 의미는 처음 알았다.

컵 모양의 금속 틀에 나무 뚜껑을 눌러서 찍어낸 밥이다.

독립운동가에게는 다른 죄수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적은

200ml의 분량만을 주었다고 한다.


실내라고 해봤자 춥기는 야외나 마찬가지다.

여전히 오돌오돌 떨면서

이곳에서 옥살이를 했을 조상들을 생각했다.

그들은 어째서 독립운동을 하게 되었을까?

어떤 일들을 겪었길래

현재를 사는 우리로서는 도무지 엄두조차 나지 않는,

도통 가지 않을 그 길로 가게 된 걸까 생각하게 되었다.


감옥 밖이나

감옥 안이나

고통스러운 삶은

매한가지 아니었을까?


사진 촬영을 하기에는 셔터스피드가 무한정 늘어나는 독방을 보았다.

겨우 실낱같은 빛이 새어 들어오는 곳

그 안은 보이지도 않는다.

들어가기도 전에 폐소공포증에 걸릴 것만 같다.


내일도 날씨는 춥다고 한다.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 생각을 했다.

엄마는 오랜 시간 교도소 봉사를 다녔다. 다녀오면 종종 봉사 이야기를 해주곤 했다.

억울하게 감옥을 간 사람들이나

사회적 안전망이 보호하지 못하는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조금 슬퍼졌다.

주변의 사람들이 잘 살아가길 바란다.

그 주변 사람들의 주변 사람들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 봤다.

약간의 다짐과 함께.

모두가 이 추운 겨울을 잘 헤쳐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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