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시카의 감정 평론 에세이
*사진: 릴리시카
겨울의 기침
폐 속 가득 찬 호흡
늦어버린 잎
겨울은 이미 모든 계절이 다 지나간 시점이다. 종결의 시즌.
그러니 그 기침은 목 안쪽의 점막을 찢어가며 파동을 일으킨다. 발작적인 통증.
지나온 모든 시간들의 기억은 그렇게 아직도 생채기를 내고 있다.
나가버린 기침은 필연적으로 들숨을 만든다.
고통스러운 호흡은 차곡차곡 폐 속에 쌓인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는 누적된 기억들은 결국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몸을 덮친 고통은 끝끝내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가을에 다 져버린 낙엽들을 따라가지 못한 하나의 잎사귀
과거는 그렇게 현재를 흐리게 만든다.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는 채 헤매는 동안
겨울이 되고도 떨어지지 못한 잎사귀는 낙엽이 될 생각이 없다.
그렇게 머물고자 하는 가을과 여름과 봄
그 기억들은 겨울의 종결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니, 벅찬 호흡은
이미 내보냈어야 할 감정들
그 마지막을 번개처럼 인식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