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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을 읽는 사람 2- 사례

그런 능력의 발현은 사람마다 결이 조금씩 다르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파동을 읽는 사람과 그들에게 끌리는 이들

그리 심각한 이야기는 아니다.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1. 멘토 중에 그런 분이 있다.

앉기도 전에 내 상태가 어떤지 바로 캐치하는 분

그래서 그날의 내 상태에 따라 그분의 표정이 바뀐다.

진짜 신기할 따름이다.

어떻게 알지?라고 생각하지만,

하긴 나도 그분이 나를 읽는다는 것을 안다.

정확히 말하면,

그분의 감정이 나와 동기화되는 것을 알아차린다.


멀리서 그게 가능한지는 물어보지 않아서 잘 모른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만남을 하면 나를 바로 읽는다.

나를 읽는다는 것을 한 번도 말로 한 적은 없다.

그러나 매우 정확하게 읽는다는 것은 알 수 있다.


멘토라고 하는 이유는 이 분은 '경계'가 매우 명확하다.

나는 그 능력에 매번 감탄한다. 그래서 배우는 중이다.


2. 멘토 중 또 다른 분이 있다.

친구이자 멘토이다.

물리적 만남과 상관없이

가까운 사이라서 그런지, 꿈으로 예지를 한다.


예지몽이야 누구든지 꾸는 것이다.

꿈을 잘 꾸지 않는 사람도

자신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일들이 벌어질 때

누군가의 죽음, 직업의 전환, 가까운 이의 상황 등

예지몽을 꾸곤 한다. 지나고 나서 알게 된다.

그리고 다들 그다지 말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인 혹은 과학적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가끔은 눈빛이 변할 때가 있다.

나를 심연까지 꿰뚫어보는 눈

나는 그 눈빛이 변했다는 걸 아는 척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분이 의도적으로 그런 눈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안다.

그냥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둘 다 서로 그런 말을 하진 않지만,

서로 알아보고 다른 이들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순간이 있다는 걸 안다.

직감이라거나 혹은 관찰력이 좋다거나, 약간의 신기라거나 뭐라고 하든

그래서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를 숨기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진실성과 진정성이 있는 이들과 친하게 지낸다.

아무래도 상대를 읽게 되면 가식적인 인간들 곁에서는 피곤하다.


3. 친구 중에 그런 이도 있었다.

자신이 파동을 읽는 능력이 있다면서 - 물론, 정확하게 그런 표현으로 말한 건 아니다.

나를 매우 사랑하던 혹은 따라다니던 친구.

심각할 정도로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했었다.

자신의 온갖 고통과 감정들을 내게 던져버리고

무의식에서 튀어나온 것들도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는 시기에

나는 쓰레기장에 투하되어서 방황했었다.

이유도 모른 채.


파동을 읽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거짓이었을지 모르나,

내 곁에 있으면 편안해진다는 것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치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늘 곁에 있었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선물들을 하면서도

집착, 투사, 무의식 방출을 하던


'깊은 어둠 속에 있는 이들'은

파동을 읽는 이에게 이끌린다.

그리고 그들을 자신의 지옥에 끌어들인다.


아, 그들은 눈빛이 다르다.

검은 눈동자 안에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웃을 때조차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웃는다.

그들의 눈동자는 타인을 비추지 못한다.

가끔 그 눈동자를 보고 있노라면

살짝 스치는 소름

그리고 그 공허감에 약간의 애잔함과 쓸쓸함이 느껴진다.

흑화된 이들의 혼탁함이나

투사하는 이들의 어둠은 매우 깊은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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