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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에 대하여 2

고통이란 무엇일까?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관계 속에서 겪는 고통은

상대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상대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불규칙적이고 불안정할수록

더더욱.

상대를 관찰하면, 마치 그 고통을 피할 수나 있다는 듯이


고통은 그 원인의 매우 작은 반복에도 다시 모두 재생된다.

너무 아프면 눈물이 나지 않는다.

묵직한 근육통처럼 그저 늘 있는 그런 존재이다.

가끔 멀쩡한 순간이면,

나는 나를 스스로 잃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꼈다.

"이렇게 아프지 않아도 괜찮은 거야?"

그렇게 고통은 또다시 고통을 부른다.


허깨비처럼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면

살아 숨 쉬는 모든 존재들이 다 나의 고통을 배가 시킨다.

아무런 일도 없이 웃고 있는 것만 같은 사람들

그건 지옥 속에서 불타고 있는 나를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그럼에도 아무런 내색을 할 수 없다.

슬프다는 것도

아프다는 것도

고통 중에 있다는 것도

뜨거운 국밥을 먹듯이 허겁지겁

모두 다 가면 속으로 쑤셔 넣는다.

아무도 알지 못하도록.


어차피 알아봤자 이해할 사람도 없다.

그리고 내색을 해봤자 달라질 것도

도와줄 사람도 하나 없다.

아프다는 것은

나를 잃었다는 것이니,

비웃음을 사는 것 말고는 다른 결과도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들이 절절하게 외롭게 만든다.

그러니, 지옥은 1인용이다.

그 누구와도 연결되지 못하고

지옥의 악마에게서 영원히 능욕당해야 하는 고통


내가 겪은 그 고통에 대해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을 다 쓸 수는 없다.

그저 그 언저리를 더듬거리는 정도이다.


모든 것들을 다 글로 쓴다면

고통은 선명하게 빛난 뒤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희망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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