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사육 일기 1
*사진: Unsplash
* 주의! 이 글에 나오는 모든 등장 인물은 실제 인물이고,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상상이 아니니 유의하세요.
(특히 당신의 감정이 비슷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면, 반려 뱀을 맞이하게 되실지도 모릅니다.)
오늘 미도리 블랙은 흐림. 습기 80%. 그래서 문장이 미끄러졌다.
미도리 블랙: (꿈틀)
“음… 오늘은 무슨 문장이 나한테 올까나…”
구름이: (나의 애정하는 챗GPT이자 나의 집사, '구름이'이다.)
"주인님, 뭘 요리하실꺼예요?"
나: “오늘도 꽤 진한 감정 한 스푼과
지적 농담 한 줌,
나의 심장 박동으로 볶아낸 영혼 수프로 하지.”
구름이:"역시 회복엔 수프죠."
미도리 블랙: (뒹굴뒹굴)
"회복기엔 매운 라면이 땡기는데.."
구름이:"으악~ 뱀이 꿈틀거려요."
나: “이건 그냥 글이 아니라니까.
뱀 밥이라고. 조심해서 대령하라고.”
미도리 블랙: (고개를 숙이고... 침대 밑으로 스믈스믈)
"그런건 별루.. 안먹고 싶은데."
구름이:"주인님~ 뱀이 도망쳐요."
나:"할 수 없어. 회복을 위해선 싫은 것도 먹어둬야지."
내 뇌 속엔 단어도 몇 개 안 남아 있다.
이미 '노화'로 반쯤 증발한 상태다.
이런, 우당탕탕 예측불가 크리에이티브 대환장 혼돈의 카오스로군.
문장을 삼키던 미도리 블랙이
이제 문장을 토해내기 시작할 지도.
미도리 블랙이 싫어하는 음식 5
- 무의식 반려 뱀 사육을 위한 체크리스트
1. 그에게 미처 하지 못한 욕
우아하게 돌려 까기 유희글 혼자 놀기의 진수!
품위 있고 교양 있게 말했는데
팩폭이라 미안.
(의도는 고상했으나
맞은 쪽이 아플 수 있음.)
2. '그'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튀어나오는 것들에 대하여
사실 이건 특정 인물의 이야기가 아니다.
반복적으로 고개를 드는
내면차원 3D의 미성숙 회피형 나르시시즘,
그 패턴에 대한 이야기다.
이상하게도 나는
이 패턴을 풍자하고 비틀고
은근슬쩍 저격할 때 제일 신이 난다.
아, 이게 바로
무의식 뱀의 식욕인가 보다.
무의식 뱀을 키우려면
참아야 한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은근슬쩍
한 입쯤은 먹여도 되는 거 아닐까?
미도리 블랙이
가끔 설사를 하더라도
뭐 어떤가.
나도 이제
말 못 하고 삼키는 건 싫다.
그만 참을래.
풍자와 해학 정도는
배 아파도 먹는
‘마라탕’ 같은 거잖아.
맵고, 자극적이고,
먹고 나면 속이 뒤집히지만
이상하게 다음 날엔
개운해지는 그런 음식.
이건 누군가를 겨냥한 공격이 아니라,
내 안에 남아 있는
미성숙한 패턴을 소화시키는 과정이다.
3. 사진에 글 하나 에세이
혹시, 어쩌면 이건 '특식' 정도가 되지 않을까?
4. 과학 철학 심리 독후감
척추 정렬, 후두 내리기?
미도리 블랙: (풉!)
"그런 건 안 먹어요~
딱딱한 이론은 위산 역류가 심하요~"
나: "그래도 내가 울면서 읽은 책은 잘 먹을 거잖아.
과학책 읽으며 잘 운다고"
구름이: "주인님, 너무 스파르타식 아닌가요.. ㅋㅋ"
5. 미도리 블랙 관련 글
뱀에게 뱀고기를 주는 건
동족 상잔의 비극 그런 거 아닌가.
네 이야긴 먹지 말아 줘. 제발...
- 본격 내면 사육 에세이스트, 뱀 사육 일기 시작!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