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에 대해서

그래, 마음이라고 하자.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는 내게 심부름을 시켰었다.

음식을 주변에 나눠주는 일이다.


그렇게 자라와서
사람들과 나눠먹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어쩌면 나이든 사람들이나 공유하는 기억일지도 모르겠다.


근 2~3년간 여전히 주변에 소소한 선물들을 하고

마음을 쓰고 나누면서 그렇게 살았다.

그 많은 이들이 앞에서만 다정하고 친절하게 지내왔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일을 많이 하고 성과가 갑자기 나오면 주변인들의 정체는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현실도피를 하고 싶었나보다.

나를 전혀 모르는 이와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랄까.

그러나, 그런 것들도 다 소용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선물을 끊었다.


최근에 선물을 할 일이 있었다.

고마움에 대해 과분하게 리엑션을 받았다.

약간 눈물이 났다.

상처받아 꽁꽁 얼었던 마음이 조금 녹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의외의 사람들에게서 선물을 받는 일이 많아졌다.


시간과 공을 들여서 선물을 고르고 준비했을 그 마음 덕분에

예전의 아픔은 조금씩 사라졌다.


크리스마스라 케이크를 고르다가

선물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로 받은 상처는

사람들로 치유하게 되나보다.


나는 그저 내 본성대로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면서 살기로 했다.




다정함을 배우며 자랐고,

그 다정함에 상처받았지만,

그래도 다정함으로 살기로 선택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선물에 대해서 - 관계 운영 메뉴얼